여름은 맴돌고 있었습니다.

밥 한 그릇 뚝딱 해치우고,

식탐하는 아이 빈 숟가락 빨며 투정하듯,

무더위로 생고생을 시키던 것이

아직도 눈치도 없이 서성댑니다.

여름님, 고만 됐거든요?



총회일은 내일(28일)인데 정작 중요한건 내일이 아닌 게 됐습니다.

둔촌주공 비대위가 서울 동부지법에 제기한 총회금지 가처분 신청 결과가 오늘(27

일) 나오기로 했기 때문입니다.

총회를 앞두고 둔촌주공 재건축 사업이 중대 기로에 섰습니다.

오늘 법원에서 내려질 가처분 결정이 둔촌주공 재건축 사업의 공공관리제 적용 여부

를 가를 중대 변수로 작용될 전망입니다.



지난 19일 조합원 89명은 동부지방법원에 오는 28일로 예정된 시공사선정 총회를 금

지해 줄 것을 요구하는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습니다.

시공사선정 과정에서 삼성물산과 gs건설, 대림산업을 제외한 채 지명경쟁으로 진행

한 점, 그리고 입찰마감 당일 대의원회를 개최한 사실에 대해서 절차 준수 여부가

그 내용입니다.



이에 앞서 지난 13일 조합측은 이들 3개사를 제외한 34개사를 대상으로 지명경쟁 입

찰을 실시해 현대건설·현대산업개발·대우건설·롯데건설 컨소시엄, 금호산업·경남

기업 컨소시엄, 한양·벽산건성 컨소시엄 등으로부터 제안서를 제출받고 시공사 후보

군을 압축한 바 있습니다.



삼성물산, gs건설, 대림산업 등 3개사가 지명에 제외된 데는 조합 대의원들이 사업

의 핵심 조건으로 제시한 무상지분율 최저 160%를 수용하지 못하고 지난 7월 입찰

에 참여하지 않은 점 등을 주요인으로 풀이되고 있습니다.



조합측은 '중이 절이 싫다는데 어쩔 수 없지 않느냐'는 것입니다.

이를 두고 조합원들은 분통을 터트렸습니다. 조합원의 이익을 최우선해야할 조합이

오히려 선택권을 제한시키며 조합원 권리를 침해했다는 입장입니다. 공정한 경쟁 구

도를 깨트려 이 또한 조합원 이익을 손상 시킨 결과를 초래했다는 판단입니다.

한 치의 양보 할 수도, 양보도 없는 국면은 오늘 오후면 결말을 맺게 됩니다.

조합은 예정대로 28일 총회를 실시할 계획이지만 법원의 가처분을 받아들여지게 되

면 총회는 열릴 수 없게 됩니다.



법원이 가처분 신청을 인용할 경우 둔촌주공 재건축 사업은 공공관리제의 적용을 받

을 수밖에 없습니다.

오는 10월 1일 부터 적용되는 공공관리제를 불과 한 달여를 앞둔 시점에서 재차 총회

를 개최해 시공사를 선정하기는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이럴 경우 시공사선정은 최소한 1~2년 지연될 가능성이 큽니다.

아울러 향후 사업 진행 과정에서의 조합원 갈등은 더욱 증폭될 소지가 농후하다는

게 일반적인 견해입니다.



조합측은 '시공사 선정의 재입찰 과정은 관련법 및 조합 정관에 따라 시공사 선정

절차를 준수했고 대의원회에서도 입찰지침 및 입찰에 참가한 시공자의 사업조건에 대

해 심도 있는 논의 과정을 거쳤기 때문에 총회 진행에 있어 문제가 될 소지가 없

다.' 말합니다.

그는 이어 '대다수의 조합원들은 빠른 사업추진을 통한 이익 극대화를 희망하고 있

다. 자유로운 시공사 선택권이 보장 될지는 이번 법원의 결정에 달려 있다.'고 강조

했습니다.



이젠 당사자의 판단은 뒷전이 된 지 오랩니다.

원하든 원하지 안 튼 법원의 결정에 따라야 되기 때문입니다.

내일 총회를 성사 시켜야 된다는 여론도 법 앞에서는 맥을 추지 못합니다.

온갖 기대나 우려는 법원의 판단 여부로 희비가 갈립니다.



웃어야 될지 울어야 될지 결단이 납니다.



[둔촌주공 한줄 동향 스케치]

둔촌주공 하나공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