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더위가 열대야까지 불러세우며 신났습니다.

먼발치에선

다가서다 멈칫 선 가을이, 대수롭지 않다는 듯 내려 봅니다.

'대충하고 방 좀 빼시지'하면서 말입니다.



둔촌주공 시공사 선정 총회일이 정확히 일주일 앞으로 다가 왔습니다.

한쪽에서는 시공사 선정을 성공적으로 끝내고 싶어 합니다.

조합의 처사에는 울분을 터트리면서도 이번 기회에 시공사 선정을 해서 재건축 진행

을 빨리하는 게 이익이라는 판단 때문입니다.

다른 한쪽에서는 지금 시공사 선정을 할 때가 아니라는 겁니다.

조합의 무능과 독선에 동조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조합의 비호아래 독주하는 현대

사업단도 믿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공공관리제의 적용을 받아 천천히 가는 것이 더욱 이익이 된다는 것입니다.



찬성하는 쪽이나 반대하는 쪽이나 일리가 있는 말입니다.

둘 다 자기 생각이 맞다 는 주장입니다.

심한 경우는 다른 생각을 가진 이들을 적대시하기도 합니다.

무조건 자기가 옳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따져보면 자기 이익에 따라 행동하는 점에서는 한 치도 다를 게 없는데도 말

입니다.



자기의 주장을 관철하기위에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습니다.

그런 점에서는 반대하는 쪽이 더욱 적극적입니다.

지난번처럼 가처분 신청 등 법적인 행사도 불사합니다.



날이 갈수록 첨예하게 대립합니다.

순박했던 이들이 투사로 변하기도 합니다.

날이 갈수록 사공이 많아질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가락시영문제가 남의 일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무상지분율, 제안서 내용, 조합의 전횡, 조합원 무시, 담합 의혹, 등 등.

본질적이고 직접적인 원인이고 문제점입니다. 답답하고 억울하고 분통이 터지는 일투

성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본질적인 문제의 지나친 집착으로 판단을 그르친 교훈을 우리는 흔히

경험합니다.

오히려 본질적이고 직접적인 문제를 떠나 상식이나 행간을 짚어봄으로써 문제 해결

의 열쇠를 발견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좋은 재료와 음식 맛을 무기로 입소문이 난 음식점이 있습니다.

날로 번창해서 대형 음식점의 반열에 올랐습니다. 당연히 돈도 많이 벌었지요.

성공한 뒤에도 변함없는 재료와 음식 맛에 손님은 늘어만 갑니다.

소문이 난 음식점엔 단체주문도 여전합니다. 시작할 때나 지금이나 재료나 맛은 변함

이 없습니다.

단체 손님에게는 더 잘합니다. 음식점 사장은 사업 비결이라고 자랑합니다.



굳이 건설사를 편들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습니다.

건설사도 장사꾼입니다.

그래도 국내에서는 내 노라 하는 장사꾼입니다.

둔촌주공이 4조원에 이르는 대형 사업인 건 분명합니다.

대형 단체 손님이지요.

톡톡히 재미 좀 볼려는 생각은 분명할 겁니다.

그러나 이번 장사에 얼마가 남는 것도 중요하지만 앞으로 손님을 얼마나 끌어올지도

중요합니다.

그러니 최소한 사기는 칠 수 없을 겁니다. 아니, 장사는 그렇게 하지 않을 겁니다.

조그만 음식점 주인도 아는 철칙입니다.



메이저급 회사들 중 일부는 사업성이 없다고 포기한 사업장입니다.

시간이 지난다고 손해를 감수하면서 달려들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래도 한번 해보겠다고 나서는 데가 있습니다.



다른 거 다 제쳐놓고,

최소한 진정성은 보이지 않나요?





[둔촌주공 한줄 동향 스케치]



둔촌주공 하나공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