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산에,

가슴속에는 가을이 왔습니다.

철모르고 미련 떠는 늦더위를 빼면,

가을은 온 셈입니다.

부쩍 잦아진 산들바람이 말해 줍니다.



둔촌주공 재건축 시공사 선정이 진통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두 차례 유찰 끝에 이뤄진 입찰은 3파전 구도를 갖췄지만 여전히 논란을 빚고 있습니

다.

지난 13일 3차 시공사 입찰에 참여한 컨소시엄은 현대 사업단(현대건설, 현대산업개

발, 대우건설, 롯데건설), 한양·벽산건설, 금호산업·경남기업, 3개 팀입니다.



불공정한 입찰의 논란 속에 총회금지 가처분 신청으로 시공사 선정 총회가 무산된 2

차 입찰결과에 비해선 참여업체가 많아졌지만 사실상 또 한 번의 들러리 입찰 의혹으

로 빈축을 사고 있습니다.



일부 조합원들은 현대건설 컨소시엄을 제외한 나머지 컨소시엄은 워크아웃 기업들

이 3곳이나 포함돼 있다며 4조원에 이르는 초대형 사업인 둔촌주공 재건축 사업을 맡

기는 적절치 못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당초 대의원회에서 삼성 등 3개사의 입찰 참여를 배제 시킨 것에서 부터 불공정한 입

찰의혹이 있었다며 논란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조합측은 문제가 없다는 태도입니다.

삼성 등 3개사를 입찰 참여에 배제시킨 것은 대의원회에서 적법한 절차를 밟았기 때

문에 하등 문제 될 것이 없다는 것입니다.

또한 이번 입찰에 있어서도 절차상 하자 등 법률적인 검토를 충분히 거친 이유 등을

들어 떳떳하다는 입장입니다.



조합원들의 생각은 다릅니다.

강력한 대항마를 배제시켜 공정한 경쟁구도를 무산 시켰다는 것입니다.

결과적으론 조합원들의 선택권과 이익을 침해 했다는 주장입니다.

조합과 조합원들의 생각이 정면 배치됩니다.

조합원들의 이익을 최우선해야 할 조합의 이런 태도에 울분을 터트립니다.



조합원들은 조합의 온당치 못한 처사에 억울해 하면서도,

이번 입찰에 대한 기대를 숨길 수 없습니다.

어차피 현대 사업단을 제외하고는 들러리라는 것은 세상이 다 아는 일입니다.

결국 현대 사업단의 제안 내용에 관심이 집중 될 수밖에 없습니다.

제안서 내용이 충실 하다면 검토해 보겠다는 생각입니다.

속은 터지지만 말입니다.

그렇지만 그 내용이 변변치 않거나 기망이 보인다면 가차 없이 돌아서겠다는 냉정함

도 보입니다.



8월 28일 총회에 시공사 선정이 되면 공공관리제를 피해서 재건축 진행이 가능합니

다.

하지만 공공관리제로 가는 게 옳으냐 현행대로 가는냐,

그렇게 빨리 가는 게 옳으냐 늦더라도 차근차근 가는 게 옳으냐

설들이 분분합니다.

어느 쪽 말이 옳은지 판단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고민이 깊어 갑니다.



고민의 깊이만큼 현대 사업단의 제안 내용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제안서 내용이 나름대로 충실 하고 진정성이 있다면 그것을 족쇄로 박차를 가해도 나

쁠 게 없다는 입장입니다.

시간이 지체되면 될수록 서로간의 생각들은 더욱 첨예하게 대립될 가능성이크다는 데

에도 기인합니다.



어차피 완벽한 것은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입니다.

보이지 않는 구름 떡 보다는

지금 손에 쥔 떡이 더욱 소중하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둔촌주공 한줄 동향 스케치]



둔촌주공 하나공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