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랑이는 바람에

나뭇잎이 간지럼을 탑니다.

살랑 바람에 기분좋은 건

비단 나뭇잎만이 아닙니다.

살랑바람에,

여름날 아침이 상쾌합니다.



꿈은 소박합니다.

오래되어 낡고 헌 집을 새 집으로 바꾸고 싶은 꿈입니다.

그렇지만 새집 짓는 비용이 장난이 아닙니다.

다행이 남는 땅에다 집을 더 지으면 내집 짓는 비용은 나올 것 같기도 합니다.

남는 땅이 커서 잘만하면 더 큰집이 될 것 같기도 합니다.



그런데 쉽게 될 것 같은 것이 그렇지도 않습니다.

건설 회사들은 큰소리를 뻥뻥 치지만 뭔가 석연치 않은 구석이 있어 보입니다.

큰소리 치는 농간에 자꾸 욕심도 생깁니다.

여러 건설회사가 나서면서 서로 쌈박 질도 합니다.



매일 새벽 올림픽공원을 한바퀴 돌면서 하루 일과를 시작합니다.

싫증이 나면 뒷편 일자산 공원을 산책하기도 합니다. 둘다 시간 반은 걸립니다.

어쩔 땐 단지를 한바퀴 돌기도 합니다.

30년이 넘는 울창한 수목 사이를 거닐다 보면 공원인지 헷갈릴 정도입니다.



시내에 볼 일이 있을 땐 단지 앞에서 지하철 5호선을 주로 이용합니다. 그러나 어쩌

다 강남에서 약속이 생기면 짜증이 납니다.

강남으로 가는 노선버스가 있기는 하지만 온 동네를 거쳐 가는 통에 거의 이용하는

일이 없습니다. 버스로 잠실 가서 주로 지하철 2호선을 이용합니다.

아무튼 강남 가기가 불편합니다.

그러던 것이 강남 갈 사람들이 신나게 생겼습니다.

지하철 9호선이 들어온다니 말입니다.

완공 시기가 2015년이면 새집 지어질 시기하고도 비슷하게 맞아 떨어집니다.

더구나 지하철 9호선이 강남선이라고 일컬으면서 9호선 역세권 중심으로 상권이 재편

된다며 집값도 꽤 오른다는 소식입니다.

내심 쾌재를 부릅니다. 생각만 해도 신나는 일입니다.



새집은 좋은 건설회사에 맡길 예정입니다.

조건도 잘 따져보고 부담이 적게 제시하는 회사를 선택할 생각입니다.

지난번 한번 경험이 있어 이번엔 확실하게 할 자신도 있습니다.

하지만 지나친 욕심은 버릴 생각입니다.

돈 벌자고 하는 건설회사에 손해를 보게 하는 것은 원치 않기 때문입니다.

새 집짓는 소문이 났는지 집을 팔라고 하는 사람들이 줄을 섰습니다.



소박한 꿈이,

복을 가져다줍니다.

생각보다 훨씬 잘될 것 같습니다.



[둔촌주공 동향 한줄 스케치]

둔촌주공 하나공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