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16강이, 8강이,

무슨 삶의 목표라도 된 듯

천지를 뒤 흔든 우렁찬 함성이,

억장이 무너지는 새벽을 선물로 던지며

급격히 꼬리를 감췄습니다.

정작 하이라이트가 남은 월드컵엔

오히려 관심이 없습니다.

그래도 자랑스럽습니다.

혼신의 태극전사들로

우린 충분히 행복합니다.



어제는 흐리고 비오고,

오늘은 햇살이 눈부십니다.

둔촌주공 시공사 선정전이 꼭 날씨 같습니다.

한치 앞을 가늠하기 힘들던 둔촌주공 시공사 선정전이

점차 윤곽이 잡혀가는 모습입니다.

조합원 총회의 최종 판결이 남아 있어

아직 섣부른 예단은 금물이지만,

흐리고 비 오던 하늘에 구름이 걷히는 양상입니다.



지난 한주는 천당과 지옥을 왔다 갔다 했습니다.

당초 현대 사업단에서 제시한 사업 참여 제안서가 '빛 좋은 개살구다'라는 평가 속

에, 조합원들의 불만의 목소리가 높아졌습니다.

이러한 추세가 급격히 확산될 조짐을 보이자 조합측이 조합원들의 요청사항을 현대사

업단에 내용증명을 보내 정식으로 수청 보완을 요청하게 이릅니다.



20개 항목에 걸쳐 조목조목 요청사항을 명시하고 명쾌한 해명을 공증을 통해 회신

할 것을 주문했습니다.

이러한 요구가 관철되지 않을시 본 입찰을 무효로 한다는 단서와 함께 말입니다. 요

청과 회신이 있는 며칠 사이 둔촌주공 시공전은 캄캄한 암흑 그 자체였습니다.



답신을 요청한 25일을 넘기고 정작 회신 내용이 밝혀진 것은 26일 토요일 아침이었

습니다. 20개 항목에 대한 조합원들의 요구사항에 대해 '사업참여 제안사항에 대한

수정보완 요청에 대한 회신'을 현대사업단 4개사 대표이사의 이름으로 공증을 한 문

서가 밝혀진 것입니다. 그동안 의혹과 불신의 원인이 됐던 20개 항목에 상세한 해명

이 곁들여져 있습니다. 토요일 일요일 밤엔 조합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시공사측의 책

임 있는 설명회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아직 공증의 법적 효력 등을 논하며 반대의 목소리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다수의 조합원들의 생각은 대체로 긍정적입니다.

총회를 참여하지 않겠다는 소리가 참여하겠다는 쪽으로 바뀌는 모습도 눈에 띕니다.



밝은 햇살이 기분 좋습니다.

화창하게 갠 날씨만큼 둔촌주공도 한결 밝아 졌습니다.

입찰 마감 이후 열흘간 조합원들의 마음고생은 이만 저만이 아닙니다.

아직 안심할 단계는 아니라면서 조심스런 표정은 여전하지만

그래도 한시름 놨다는 표정입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게 재건축이라지만

이제 그 말도 옛이야기가 될 날도 멀지 않았습니다.

아니, 그렇게 되길 기대하는 눈칩니다.

아직 어수선한 분위기가 없는 건 아니지만

둔촌주공 조합원들의 얼굴엔 조금씩 생기가 살아나는 모습니다.



이제 막 장마가 시작됐습니다.

그러나 둔촌주공은,

지루한 장마가 끝나고 밝은 햇살이 비칩니다.



[둔촌주공 동향 한줄 스케치]

둔촌주공 하나공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