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의 시간이 다가 오고 있습니다.

내일 새벽 태극전사들이 나이지리아와 한판 승부를 겨룹니다.

16강 진출의 사활이 걸렸습니다.

떨리는 마음에,

필승을 기원하는 마음에,

오늘밤 잠은 다 잤습니다.



a씨는 둔촌주공의 원주민입니다.

공무원이던 그는 80년 초반 분양을 받아 둔촌주공에 입주 했습니다. 30년 동안 남매

교육 시키고 시집 장가 보내서 손자 손녀도 얻었습니다. 은퇴한지는 벌써 10여년이

흘러 70을 바라보지만 아직 내외가 정정합니다. 워낙 청렴한 성품 탓으로 가진 것 이

라고는 둔촌주공 아파트 한 채가 전부지만 남부러울 것이 없습니다. 청춘을 보낸 둔

촌주공이지만 집값이 오르고 내릴 땐 갈등도 많이 했습니다. 시공사 선정으로 둔촌주

공이 시끌벅적 해지자 내심 기분이 좋아 졌습니다. 본인의 판단에 흡족해 하면서 머

릿속엔 그동안 품었던 생각을 풀어봅니다. 재건축이 되면 50평대를 분양 받을 생각입

니다. 아내는 그동안 낡은 아파트에 산 것이 한이 되어 새 아파트에 살아보자고 푸념

도 하지만 분양을 받아 팔 생각입니다. 그리고 공기좋고 교통좋은 수도권에 34평짜

리 한 채를 살 생각입니다. 내외가 살기에는 그것이면 충분하다는 생각입니다. 그리

고 두둑한 목돈을 챙길 생각입니다. a씨의 입가에 스치듯 미소가 번집니다.



k씨는 삼십대 중반의 회사원입니다.

결혼 6년차의 맞벌이 부부입니다. 결혼 2년 만에 전세금에 저축한 돈을 보태 강북에

25평 아파트를 장만했습니다. 다음해엔 예쁜 공주님도 태어났습니다. 쑥쑥 자라는 아

이를 바라보면 그저 행복할 뿐입니다. 아이가 커가자 부부는 아이 교육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교육환경이 좋은 강남으로 가고 싶지만 형편은 그렇지 못합니

다. 때마침 금융위기로 집값이 반토막이 되다시피 떨어졌습니다. 급매물로 집을 팔

고 역시 급매물로 둔촌주공을 샀습니다. 차액은 대출로 메 꿨습니다. 그렇게 둔촌주

공에 입성했습니다. 용감하게 일은 저질렀지만 그렇게 맘이 편하지는 않습니다. 그래

도 강남권에 진입한 것에 스스로 대견해 합니다. 재건축이 되면 34평 아파트를 배정

받을 수 있습니다. 1년 반 동안 대출금도 상당부분 갚았습니다.



둔촌주공 5930세대, 5930개의 사연이 있습니다.

사연에 따라 생각이 다르고 판단도 다릅니다.

그러나 재건축에 대해서는 모두가 똑같은 마음입니다.

좋은 회사가, 좋은 자재로, 부담이 적게, 그리고 빨리 하기를 바래는 마음 말입니다.

시공사선정을 위한 조합원 총회를 앞두고 이런 저런 말들이 많습니다.

들러리 입찰에,

무상지분율과 이주비 등 입찰제안서 내용에,

말들이 많습니다.

조합과 시공사들은 이러한 조합원들의 요구에 성실히 응해 줄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며칠후면 조합원들의 손에의해 둔촌주공 재건축 시공사가 선정됩니다.

a씨와 k씨를 포함한 수 많은 둔촌주공 조합원들의 염원이 영글어 갑니다.

시공사선정으로 재건축의 완성은 가시권 내로 들어왔습니다.

다만 조합원들의 작은 불만도 소중히 귀담아 듣는 자세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그것이 결국 둔촌주공을 명품으로 만들고자 하는 마음일 테니까 말입니다.



캄캄한데도 잘나가는 것이 있습니다.



[둔촌주공 동향 한줄 스케치]

둔촌주공 하나공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