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5-15 18:56:13.0


인파 몰려 낙찰가격이 감정가 앞질러

'타경 ○○-○○○○○ 입찰하신 분 더 없습니까?' '아, 여기 입찰자 갑니다. 잠시만요.'

매주 월요일 분당지역 아파트가 경매에 부쳐지는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경매법정은 법정에 미처 들어가지 못한 입찰자들로 장사진을 친다.

경매집행관이 호명하면 문 밖에서 소리를 지르면서 사람 사이를 뚫고 가는 입찰자도 눈에 띈다.

2월 말을 기점으로 상승세가 꺾이는 듯하던 경매시장에 분당 아파트가 다시 불을 지피고 있다.

강남 3구(강남ㆍ서초ㆍ송파) 아파트의 매각가율이 4월 주춤하는 반면 분당지역 아파트는 경매시장에서 감정가 대비 평균 84% 선에 팔려 나간다. 같은 기간 강남 3구의 매각가율은 81%에 그쳤다.

1~3월 분당지역 아파트 급매물이 빠르게 소화되고 호가가 오르자 경매법정에서 물건을 잡겠다는 입찰자가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부동산경매 정보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 4월 한 달간 경매를 진행한 분당지역 아파트 98건 중 49건이 매각됐다.

매각률은 50%. 지난달보다 무려 20%포인트 올랐다. 감정가 대비 매각되는 비율인 매각가율도 전월 대비 8%포인트 오른 84.5%로 집계됐다.

`두 번 이상 떨어진 물건이 아니면 입찰하지 않는다`는 법칙은 깨진 지 오래다.

1회 유찰된 성남 분당구 이매동 성지아파트에는 입찰자 59명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매각가가 감정가를 넘어섰다. 감정가 5억1000만원인 물건이 5억2260만원에 매각된 것이다.

분당구 야탑동 대우아파트는 감정가보다 4000만여 원 높은 7억2340만원(감정가의106%)에 팔리기도 했다. 1~3월에는 입찰자가 몰리더라도 매각가가 비교적 낮았지만 최근 경매에서는 감정가보다 비싸게 매각되는 사례가 6건으로 집계됐다.

일부 입찰자들은 급한 마음에 경매에 처음 나온 신건에 단독 입찰해 감정가보다 비싼 가격을 치르기도 한다. 과거와는 달리 정자동 인근 고급 주상복합 아파트보다는 실거주 목적의 수내동, 이매동, 야탑동 등 일반 아파트가 인기다.

지지옥션 측은 '금융위기에 판교 입주가 겹쳐 하락세를 면치 못했던 분당지역 매물이 올해 초부터 빠르게 소진되면서 경매법정에서도 매각률과 매각가율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