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2월 좌동에 백병원 1000병상 기장에 원자력의학원 300병상이 개원합니다




병원 하나가 도시 전체를 먹여 살린다
고급일자리 늘리기 병원산업 키우자<중>
=============================================

'미국 메이요클리닉이 로체스터시를 먹여살리는 것처럼 안동시는 안동병원이 먹여살립니다.'

강보영 안동의료재단 안동병원 이사장은 미국 로체스터시 인구의 30% 가량을 고용하고 있는 메이요클리닉을 예로 들어 병원이 지역사회에 미치는 파급효과를 설명했다. 강 이사장은 '병원은 일자리를 통해 직접적으로, 유동인구 확대를 통해 간접적으로 지역경제 활성화에 이바지한다'고 말했다.

경북 안동시 수상동에 위치한 안동병원은 1200여명을 고용하고 있다. 안동시 모든 기업과 기관을 통틀어 가장 많은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다. 안동시청에 따르면 일반 기업 중 가장 많은 인력을 고용하고 있는 곳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직원이 123명인 모 김치 가공공장이다. 안동병원이 안동시에서 가장 고용 인력이 많은 일반기업보다 10배 이상 많은 사람에게 일터를 만들어주고 있는 것이다.


↑경북 안동시 수상동에 위치한 안동병원 전경


안동병원 인력 대부분이 안동지역 주민인 만큼 동창은 물론 가족이 함께 근무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3자매가 간호사로 함께 일하는 사례도 있다. 강 이사장은 '지역이 크지 않아 가족이나 친인척, 친구들이 함께 일하는 경우가 많다'며 '직원 가족도 직원이라는 생각에 가족이 병원에 취업을 원하면 가산점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1000개 병상 규모의 안동병원에는 지난해에만 34만8439명의 외래환자가 다녀갔다. 입원해 치료받은 환자는 32만1737명이다. 안동시 전체 인구가 16만7916명이란 점을 감안할 때 인구의 2배를 훌쩍 넘는 인근지역 환자들이 병원을 방문했다.

이를 통해 병원이 올린 매출은 지난해 877억9100만원이었다. 외부에서 안동시를 찾은 환자들이 지역 경제에 미친 파급 효과는 치료비 매출을 훨씬 능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고용 뿐 아니라 병원을 찾는 환자와 보호자들을 통해 지역경제에도 기여하고 있는 것이다.

강 이사장은 '1982년 130여개 병상 규모로 시작한 병원이 27년만에 30배 넘게 성장했다'며 '안동병원은 큰 공장같은 대규모 시설이 없는 지역에서 병원이 얼마만큼의 부가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는지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다. '제2의 메이요클리닉 신화를 쓰겠다'는 목표를 강조했다.

강 이사장이 예로 든 메이요클리닉은 미국 미네소타주 로체스터시에 있는 병원으로 지역주민 3만1331명이 일하고 있다. 2006년 기준으로 시 전체 인구 9만6975명의 32%에 달하는 규모다. 시민 3명 중 1명은 메이요클리닉에서 월급을 받아 생활하는 셈이다.


↑미국 미네소타주 로체스터시에 위치한 메이요클리닉

로체스터시는 인구 10만명이 채 되지 않는 작은 시골 마을이지만 메이요클리닉이 위치한 덕분에 매년 미국 전역은 물론 세계 각지에서 한해 50여만명의 환자가 몰려든다. 소규모 비행장이던 로체스터공항이 국제공항으로 지정받게 된 것도 메이요클리닉 때문이었다.

이를 통해 메이요클리닉이 직접적으로 올린 매출은 2007년 기준으로 7조6000억원(56억3700만달러), 순이익만 3950억원(2억9300만달러)에 달한다. 환자들이 치료를 받기 위해 로체스터시에 머물며 쓰고간 숙박비와 식비 등 제반 비용까지 합하면 지역경제에 끼친 파급효과는 엄청난 수준일 것으로 짐작된다.

메이요클리닉은 1883년 찰스 메이요와 윌리엄 메이요 외과의사 형제가 설립한 세계적인 병원이다. '유에스 뉴스 앤드 월드리포트'지가 매년 발표하는 미국 병원 평가에서 존스홉킨스병원과 1, 2위를 다툴 정도로 유명하다. 로체스터시 본원에 플로리다주와 아리조나주 분원까지 합하면 총 5만4914명을 고용하고 있다. 고용의 질도 수준급으로 2007년 1월까지 포춘지가 선정한 일하기 좋은 100대 기업에 4년 연속 선정되기도 했다.

레지던트 시절부터 30년 가까이 메이요클리닉에서 일하고 있는 오재건 순환기내과 교수는 '로체스터 도시 전체가 메이요클리닉을 중심으로 운영된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고 말했다. '병원산업이 지역경제에 얼마만큼의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라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