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부산 지식창조도시


부산 강서구 명지동 신호대교 쪽에서 바라본 서낙동강 동쪽 강동 명지 일원. 오는 2020년까지 국제산업물류도시가 들어서게 된다. 국제신문 db



부산 강서구 낙동강 하구 일원 33㎢(1000만 평). 지난해 정부의 그린벨트(gb) 해제 조치로 부산 시민 앞에 나타난 '기회의 땅'이다. 부산 경제 중흥의 10대 비전 중 으뜸 사업인 국제산업물류도시가 조성되는 곳이다.

■우리 앞에 펼쳐진 '보물섬'

낙동강 일원의 1000만 평은 우리 앞에 펼쳐진 신천지이다. 부산의 숙원이던 그린벨트 해제로 확보한 '보물섬'이자 '블루오션'인 강서지역. 서부산권의 산업지도를 바꾸는 차원을 넘어 부산을 21세기 '글로벌 명품도시'로 탈바꿈하는 대역사의 현장이다. 강과 바다, 공항과 항만, 배후 철도, 너른 들이 어우러진 광활한 퇴적평야. 부산의 100년 미래를 담보할 약속의 땅인 이 곳을 어떤 콘셉트로 어떻게 디자인하고 개발하느냐에 따라 부산의 미래상이 달려있다는 데 이론의 여지가 없을 정도. 이 도시 디자인에 절대 빼놓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면 기존의 고정관념과 상식, 패러다임을 완전히 탈피하는 것이다.

■연말까지 마스터플랜 완성



부산시는 미래 부산의 핵심 성장 축이 될 이 신천지에 국제경쟁력을 갖춘 명품도시를 조성할 계획이다. 목표 연도는 오는 2020년, 사업비는 11조 원, 그리고 공영개발방식이 도입된다. 부산시는 한국토지공사와 부산도시공사를 시행사로 참여시키는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부산시는 사업 대상지 33㎢ 가운데 서낙동강 동편(18.7㎢)에 대한 국가산업단지 지정 등을 추진한다.

부산시는 세계적 도시 패러다임 및 디자인 콘셉트를 도입, 마스터플랜 수립 작업에 착수했다. 이를 위해 부산시는 오는 6월 5일을 시한으로 도시 개념에 대한 국제현상공모를 진행하고 있다. 국내외 대학과 컨설팅사 업체 등 201개 팀(개인 44명, 단체 157개)이 참가 의사를 밝히는 등 뜨거운 관심을 보이고 있다. 부산시는 이 국제현상공모 결과를 토대로 연말까지 마스터플랜과 로드맵을 완성한다는 일정을 세워놓고 있다.

부산시는 3단계로 시기를 나누고 산업용지 등 개발 수요와 산업 여건에 맞춰 단계적으로 추진한다는 전략이다. 1단계로 강서구 녹산동 미음지구를 중심으로 광역산업단지(20㎢)를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내년 1월부터 보상에 들어갈 계획이다. 1단계는 당면 산업단지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개발 전략으로 동남권 전략산업 융합부품 해양복합산업 등이 들어선다. 2단계는 1년 정도의 기간을 두고 1단계인 광역산업단지와 차별화된 9㎢ 규모의 복합물류단지를 조성한다. 3단계는 4㎢ 규모의 지식창조도시가 초점이다. 복합물류단지는 물류 조립·가공단지와 글로벌 부품소재 공급단지, 'saar(sea-air-rail-river·바다 공항 철도 강의 연계) 복합 터미널'이 조성된다.

부산시 서부산권개발팀 김영철 계장은 '국제산업물류도시는 산업단지를 조성해 분양하는 식의 기존 산업단지 조성 방식과는 완전히 다른 사업추진 전략으로 접근하고 있다'면서 '두바이 물류플랫폼, 상하이 린강 신항만도시 프로젝트 등 세계의 첨단도시가 벤치마킹 모델이자 우리의 경쟁상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부산대 경제학과 김기홍 교수는 '신항만과 경제자유구역 신공항이 입지하게 될 강서지역에 국제산업물류도시를 건설하겠다는 청사진은 더없이 좋다'면서도 '그러나 마스터플랜과 이를 실현할 로드맵, 구체적인 액션플랜이 없다. 특히 천문학적인 재원조달 방식에 대한 검토와 사회적 합의절차 없이 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아쉬운 점'이라고 지적했다.

■아이디어 총동원 콘셉트 구상을

부산의 마지막 '약속의 땅'이자 '기회의 땅'인 강서 국제산업물류도시는 어떤 콘셉트를 갖춰야 할까.

국내에 존재하는 그렇고 그런 산업단지 신도시 물류터미널을 또 하나 옮겨 놓는 식이라면 지금이라도 당장 개발을 접고 그대로 남겨놓는 것이 역사와 후손에 죄를 짓지 않는 것이란 지적마저 강하게 제기된다. 부산발전연구원 강성권 박사가 제시하는 '강서지역에 국제자유도시를 조성, 독립적인 도시국가 모델을 실현하자'는 제안도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다.

이 신천지는 세계에서 가장 창의적 개념의 생태도시 미래도시 창조도시 기능을 모두 갖춰야 한다는데는 이론이 없다. 미래도시는 어떤 모습일까.

부산발전연구원 허윤수 박사는 '하나의 사례로 중동 아부다비의 마스다르 시티(masdar city)를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co2 배출이 전혀 없는 도시가 현재 건설되고 있다는 것이다. 2.8㎢의 마스다르 시티에는 그린카만 운행되고 전력도 태양광으로 생산한다. 지하도시 개념이 도입돼 모든 차는 지하로만 운행한다. 꿈같이 들릴 수도 있지만 이미 현실화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유네스코(국제연합교육과학문화기구)는 새로운 형태의 산업발전 모델인 '창조도시'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다. 2004년 10월 유네스코 이사회가 영국 에든버러를 문학부문 첫 창조도시로 선정한 것으로 시작으로 ▷요리 ▷음악 ▷공예와 민속예술 ▷미디어 예술 ▷디자인 등 7개 분야 16개 도시를 지정해 운영하고 있다. 부산발전연구원 이동현 박사는 '영화도시 부산의 이미지를 살려 강서지역에 영화분야 창조도시를 만드는 것도 충분히 검토해볼만 하다'고 말한다.

부산시 미래전략본부 김영식 투자개발기획팀장은 '시민이 낼 수 있는 무한한 상상력, 전 세계 도시계획 산업분야 최고의 전문가로부터 나올 수 있는 온갖 아이디어를 짜내야 한다'면서 '정부의 녹색 뉴딜정책과 조화를 이루는 가장 친 환경적이고 미래지향적이며 지식 창조도시 형태의 글로벌 명품도시가 우리의 지향점'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