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적률 250% 상향…재건축 재개발 13곳 활기

개발이현장/과천, 주거환경정비안 발표 뒤 거래 숨통

1980년대 초반에 지어진 주공 아파트들로 이뤄진 경기도 과천. 관악산을 병풍 삼아 5층 이하 저층단지와 15층 이하 중고층 단지들로 이뤄진 이곳에 개발 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 달 31일 과천시가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계획안을 내놓으면서 과천 일대 재개발∙재건축에 대한 밑그림이 나와서다.

이번 계획안에서는 기존 200% 이하였던 용적률이 250% 이하로 상향 조정돼 과천 재건축 단지의 사업성이 크게 좋아졌다. 게다가 갈현∙문현동 일대에는 미니신도시급 '과천지식정보타운' 조성 사업이 추진 중이어서 과천을 새롭게 업그레이드할 전망이다.

▲ 재건축, 재개발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과천 일대 전경.

재건축 8곳, 재개발 5곳서 진행

과천시가 발표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기본계획안에 포함된 정비 예정구역은 재건축 8곳, 재개발 5곳 등 전체 13개 구역이다. 이번 기본 계획안의 핵심은 주공1~10단지(3단지 제외)의 재건축 허용 건폐율이 30% 이하이면서 용적률을 최고 250% 이하까지 허용하는 것이다. 이미 재건축이 끝난 과천 주공3단지(194%)보다 56%포인트나 높다. 용적률 상향 조정으로 과천 지역 아파트의 재건축이 활발해질 것이란 전망이 많다.

별양∙중앙∙부림동 등 단독주택지역에 대한 기본계획안도 확정돼 건폐율 30% 이하, 용적률 200% 이하의 주거지로 개발할 수 있게 됐다. 다만 단독주택 재개발에 대한 단계별계획은 노후도 및 전반적인 사항을 종합 검토해 사업 예정시기를 결정한다. 중앙∙주암단독구역은 기준년도 노후불량률이 법적기준인 50% 미달지역으로 노후불량률이 만족되는 때 정비계획이 수립된다.

도시∙주거환경정비기본계획안은 ‘도시 및 주거 환경정비법’에 따라 각 지자체가 수립해야 하는 재건축 관련 기본 가이드라인으로 인구 50만명 이상인 도시는 이 같은 계획을 반드시 수립해야 한다. 과천시는 1978년 정부가 세운 신도시 건설 계획에 따라 건설된 도시로 대부분 1980년대 초반에 입주했다. 과천시는 인구가 50만명 미만이지만 주공 1~10단지 아파트의 경우 준공 이후 20년에 가까워 이 같은 계획을 내놓은 것이다.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법’에는 재건축 가능 연한을 20년 이상으로 하고 각 지자체가 조례를 통해 재건축 연한을 구체적으로 명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경기도의 경우 지난 1983년 이전 건축물은 20년을 연한으로 하고 1984년 이후 건축물은 20년에 (준공연도-1982년)×2의 산식을 더해 적용하고 있다. 과천은 1981년부터 1984년까지 준공이 완료돼 경기도가 지정하고 있는 조례를 모두 충족한 상태다. 고려공인 관계자는 '발표 이후 그동안 거래되지 않고 쌓여있던 저가매물이 빠른 속도로 소진됐다'며 '사업 속도가 빠른 2단지를 중심으로 재건축 사업이 활기를 띨 것으로 내다본다'고 말했다.

미니신도시급 '지식정보타운' 조성


과천 개발에 힘을 실어줄 또하나의 재료는 과천 지식정보타운 조성이다. 지식정보타운은 안양에서 과천으로 들어오는 입구인 갈현동과 문원동 일대 127만㎡에 들어선다.

이 사업은 과천시가 제2의 도약, 지역경제 활성화, 성장동력 확보 등을 위해 추진해온 역점사업이다. 도시개발사업 방식으로 진행되며 지식기반산업과 쾌적한 주거단지가 어우러진 친환경 복합단지로 짓는다. 이곳에는 상업 및 업무용지(8만5000㎡), 지식기반산업, 도시기반시설 부지(89만5000㎡), 주거단지(29만4000㎡)가 들어선다.

특히 이곳에는 4900가구(수용인구 1만3700명)를 짓는 미니신도시급 주거단지가 조성돼 눈길을 끈다. 과천시는 올해부터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해 내년에 토지보상에 착수, 늦어도 2013년까지 사업을 완료할 계획이다. 과천시 도시과 관계자는 '과천 지식정보타운은 서울 테헤란밸리~포이동 정보기술밸리~안양벤처밸리~수원 전자클러스터~광교 테크노밸리로 이어지는 지식산업벨트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업그레이드 과천’ 기대감 높아

재건축 사업 여건이 좋아지고 새로운 주거단지가 추가로 조성되면서 한동안 잠잠했던 과천 부동산 시장에 활기가 돌 것으로 보인다. 과천에서 재건축이 완료된 단지는 지난해 입주를 마친 3단지와 11단지로 새 옷으로 멋지게 갈아입은 뒤 과천 아파트 시장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과천 주변엔 관악산·청계산이 있어 주거환경도 쾌적하다. 서울 양재까지 승용차로 10분이면 갈 수 있고 지하철 4호선을 이용해 강남 등 서울 각 지역으로 쉽게 갈 수 있어 교통 여건도 편리하다. 과천 쌍용공인 관계자는 '앞으로 예정된 단지들이 순차적으로 재건축사업에 들어간다면 10년 후 사업이 끝난 뒤엔 '뉴(new) 과천'으로서 역할을 톡톡히 해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자료:과천시


과천 지식정보타운 개요　　

위치
경기 과천시 갈현·문원동 일대 (127만4000㎡)

주택계획
4910가구, 1만3750명 수용(가구당 2.8인)

사업기간
2009~2013년


과천시가 최근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기본계획안을 내놓자 투자자들이 과천 재건축에 관심을 높이고 있다. 기존 5층 이하 저층단지(주공1·2·3·6·7·10단지)의 용적률 46~88%, 14~15층 규모 고층단지(주공4·5·8단지)의 153~167%였던 용적률이 250%까지 높아져 재건축 사업여건이 좋아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막연한 기대심리에 따른 투자는 금물이다. 재건축 사업은 투자비용, 대지지분, 평형 구성에 따라 나중에 수익률 차이가 큰 만큼 미리 따져보는 게 좋다.
현지 중개업소 관계자들은 전용면적 대비 대지지분이 큰 2단지를 추천한다. 2단지는 26~53㎡로 구성돼있고 대지지분은 35.8~85.99㎡다. 소형 주택인 것에 비해 대지지분이 크고 구입비용도 적게 든다. 단지 뒤 관악산이 가까운 1단지는 과천시민회관이 가까워 시민회관에서 운영하는 시설을 이용하기 쉽다. 1단지와 10단지는 용적률 상향 조정 전에는 관악산 조망을 가리지 않기 위해 용적률이 160%였는데 이번에 250%이하로 조정돼 수혜가 큰 단지로 꼽힌다. 5층 이하 저층 단지인 6단지도 생활여건이 좋은 편이다. 주변에 청계초, 과천고 등이 있고 과천도서관, 지하철 4호선 과천역이 가깝다.
기본계획안 발표 이후 이곳에 관심을 갖고 싸게 나온 매물을 찾는 사람들이 많았다. 이들은 그 동안 쌓여있던 저가 매물을 중심으로 매수세를 형성했다. 저가 매물이 소진되면서 가격도 많게는 1억원 이상 오른 단지도 많다. 주공1단지 89㎡는 올해초 8억원 초반에 머물던 가격이 9억5000만원으로 치솟았다. 주공2단지 59㎡는 6억5000만~7억원대 초반에서 7억8000만~8억원으로 상승했다. 6단지 59㎡는 5억원 후반에서 현재 6억5000만~7억원으로 올랐다.
발표 후 2주 정도가 지나서는 단기간 급등한 가격이 부담으로 작용해 매수가 멈춘 상태다. 부동산 시장 분위기와 국내외 경기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수요자들이 많다. 서울에선 재건축 단지들에 소형평형의무비율이 종전대로 적용된다는 소식에 강남권 재건축 시장이 주춤해져 앞으로 시장의 움직임도 지켜봐야 할 부분이다. 반면 서울 재건축과 달리 소형평형의무건립 비율에서 한 발짝 벗어나 있어 강남권보다 분위기는 나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동방공인 권재완 대표는 '재건축 용적률 상향 조정으로 투자성이 좋아지면서 저가 매물에는 매수세가 붙었는데 단기간에 급등한 가격엔 매수세가 다시 주춤하다'며 '매수세가 충분히 뒷받침되지 않으면 반짝 장세에 그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영주 기자 leey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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