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 미분양 아파트가 속출하고 있는 가운데 서부산권에서도 외곽에 위치한 명지주거단지가 최근 높은 입주율을 보이면서 입주민들이 주거환경 개선을 위한 참신한 아이디어를 잇따라 내놓고 있어 이곳이 부산의 신흥 명문 주거단지로 떠오를지 주목된다.

23일 명지주거단지에 따르면 현재 극동(1천124세대)과 롯데(1천122세대)는 460여 세대와 700여 세대가 입주해 각각 약 40%와 60% 이상의 입주율을 기록하고 있다.

극동과 롯데의 분양률이 각각 약 70%와 90%이고, 지난해 말 입주를 시작한 점을감안하면 초기 입주율로는 대단히 높은 편이라는게 주택업계의 평가다. 이는 특히 입주일이 빨랐던 정관신도시가 기반시설 미비 등의 문제로 아직도 20%를 밑도는 입주율을 보이고 있는 것과 대조된다.

여기에 적극적으로 주거환경을 개선하려는 입주민들의 노력도 관계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명지주거단지 입주민들은 입주 전부터 입주예정자의 전문성을 이용해 시공사를 압박하고 교육청, 구청, 경찰서 등 관계기관에 자녀들의 교육여건과 교통ㆍ치안 대책을 강력히 요구하는 등 아파트 주거환경 개선노력을 해왔다.

최근엔 롯데캐슬 아파트 입주민을 중심으로 인근 상가와 연계해 물품 구매로 적립한 포인트 만큼 관리비를 깎아주는 시스템을 구축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특히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전국 30여곳의 아파트에서 문의전화가 오는가 하면 울산 울주군청 등에서 이 시스템의 도입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입주민들은 사상~하단~명지를 연결하는 16㎞의 도시철도사업 조기 착공을 요구하는 가칭 명지발전협의회를 출범시킬 예정이다.

부산시와 기획재정부가 일단 예산문제로 사상~하단간 도시철도의 1단계 준공 후명지, 가덕선까지 연결할 계획이지만 입주민들은 1만여명이 입주할 것으로 예상되는명지주거단지의 교통편의를 위해 민간투자를 유치해 계획을 앞당기자는 것이다.

황인환(41) 명지롯데 입주민 대표는 '입주민 대부분이 명지주거단지의 발전가능성을 보고 입주한 사람들'이라며 '교통, 교육, 치안문제 등을 아파트 대표들이 분담해 관공서와 접촉하고 있고 입주민들의 호응도 매우 높다'고 말했다.

영산대 서정렬 부동산금융학과 교수는 '대형 평형 중심의 명지주거단지 입주민들이 주거환경 개선을 통해 아파트의 가치를 높이겠다는 의욕과 서부산권에서 독립된 주거환경을 가진 명지주거단지를 수영만이나 해운대 신시가지에 버금가는 아파트단지로 만들겠다는 관계당국의 의지가 맞물린 결과'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