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2009/02/03 08:35 수정 2009/02/03 08:51


한강변 부동산에 봄이 온다



서울시, 25% 기부채납조건 초고층 개발 허용

여의도가 70층 정도의 초고층 주상복합촌으로 탈바꿈한다.

뉴타운 등 기대감만 있고 그동안 개발 윤곽이 불확실한 성수동·합정동 등 일대의 개발이 확정됐다. 사실상 뉴타운 개발이다.

서울시가 한강변을 초고층으로 개발키로 하면서 해당 지역이 ‘알짜’ 투자지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시는 25% 이상의 기부채납을 받는 조건으로 50층이 넘는 초고층 개발을 허용키로 했다. 시는 이번에 개발 방침을 밝힌 데 이어 올해 안에 구체적인 개발계획을 확정할 예정이다.

초고층 개발이 확실해지면서 해당 지역 아파트값 호가가 많게는 1억원 넘게 들썩이며 높은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아직 초기 단계로 구체적인 방향이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합동개발 통한 ‘광역개발’

개발방식은 재건축이나 재개발이다. 아파트 밀집지역은 재건축된다. 낡은 단독주택들이 몰려 있는 곳에서는 요건에 따라 재건축이나 재개발 방식을 택하게 된다.

그런데 기존 개발방식과 다소 다르다. 합동개발이 도입된다. 아파트 재건축을 예로 들면 이제까지는 단지별로 사업을 추진해왔다. 합동개발은 개발 범위를 넓혀 여러 개 단지를 묶어 함께 개발하는 것을 말한다. 여러 개 단지가 하나의 정비구역이 되고 구역이 그만큼 커지는 것이다. 5000가구가 넘는 매머드급 단지들이 생겨나게 되는 것이다.

단독주택지역들에서도 구역 덩치가 지금보다는 훨씬 커진다. 시가 합동개발 방식을 취한 것은 개별 단지의 난개발을 막기 위해서다. 사업부지가 크면 건축제한을 덜 받을 수 있어 초고층 건축에 유리한 점도 있다.

합동개발을 위해 기존 개별 단지의 사업은 중단된다. 합동개발되는 다른 단지들과 보조를 맞춰야 하기 때문이다. 다시 구역 지정을 받아야 하고 추진위 구성, 조합설립 등의 절차를 밟게 된다. 안전진단은 합동개발 대상 단지들의 3분의 2 이상 단지만 통과하면 전체가 재건축할 수 있다. 이미 안전진단을 통과한 경우 그대로 인정된다.

추진위 구성을 위해서는 주민 동의를 다시 받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개별 단지에서 이미 받아놓은 동의는 무효가 될 가능성이 크다. 개발계획이 바뀌기 때문에 합동개발에 대한 동의가 필요한 것이다.

대부분 지역에 합동개발이 적용된다. 서울시가 우선적으로 개발키로 한 전략정비구역 5곳 중 압구정·여의도·성수지구가 합동개발된다. 압구정·여의도지구는 3개 구역으로, 성수지구는 4개 구역으로 나눠 개발될 예정이다. 어떻게 묶을지 구체적인 안은 나오지 않았다.
이촌지구는 남아 있는 재건축 단지가 많지 않아 서울시가 개별 단지별로 초고층 재건축을 유도키로 했다. 합정지구는 거의 한 개 구역으로 개발될 예정이다.

중장기적으로 개발되는 유도정비구역도 합동개발 원칙이다.

사업성 어떻게 되나

서울시는 기부채납으로 손해를 보는 만큼의 용적률을 보전해줄 계획이다. 기부채납을 하더라도 지을 수 있는 주택은 줄어들지 않게 하겠다는 것이다. 여기다 정부의 용적률 완화 방침에 따라 추가 용적률 인센티브도 제공할 방침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공공용지 확보 등 각종 인센티브 용적률을 합쳐 용적률을 최대한 올려줄 것”이라고 말했다.

용적률에서 보면 초고층 재건축으로 손해보다는 이득을 볼 수 있는 것이다. 사업부지가 넓어지면서 건축제한이 덜해 개별 단지로 사업할 때보다 용적률을 더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사업비는 상당히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50층 이상 초고층 건축비가 일반 아파트보다 20~30% 더 들기 때문이다.

건축비 증가로 사업비는 불어도 조합 입장에선 크게 손해볼 것 같지 않다. 건축비 증가분을 분양가에 반영할 것이고 초고층 메리트를 분양가에 추가로 반영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초고층 재건축 사업성은 다소 유리해질 것으로 보인다. 사업성과 직접적인 상관이 없기는 하지만 멋진 한강 조망권을 갖춘 초고층으로 지어지면 재산가치가 그렇지 못한 단지보다 훨씬 높아질 것이다.

어느 지역의 투자성이 나은지 쉽게 판단하기 어렵다. 저마다의 지역적인 특성이 있기 때문이다. 압구정지구는 강남권 대표 주거지역으로 탈바꿈할 가능성이 크다. 초고층 주상복합·재건축으로 강남권 요지로 꼽히는 도곡동·대치동을 능가할 것으로 보는 중개업소들이 많다.

여의도는 초고층 주상복합촌이 된다. 서울시는 여의도 일대를 현재 3종 주거지역에서 일반상업지역으로 용도변경을 해 개발키로 했다. 용적률이 훨씬 더 올라가게 되고 주상복합으로 70층 정도까지 지을 수 있게 된다. 한강변에서 가장 높은 초고층 지역이 되는 것이다.

낡은 단독주택들이 몰려 있는 성수동·합정동 등 일대는 사실상 뉴타운식의 개발절차를 밟을 것 같다. 노후도 등 개발 요건을 충족해야 사업이 가능하다.





중앙일보 조인스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