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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탐방] 천호∙성내지구, 빌딩숲으로 탈바꿈

[부동산뱅크 2007/12/07 - 조회:19,432]

재정비촉진지구로 지정 된지 1년 여 만에 천호∙성내지구의 구체적인 개발계획이 발표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노후화된 단독주택 밀집지역인 이곳은 2015년까지 주상복합은 물론 최고 50층 규모의 상업∙업무용 빌딩 집합소로 탈바꿈할 계획이다. 본격적인 사업진행으로 분주한 강동구 천호동과 성내동 일대를 다녀왔다.

2010년까지 1단계 5개 구역 사업 완료
천호뉴타운과 연계 개발 예정

강동구 천호동 453번지 일대에 자리잡은 ‘천호∙성내 재정비촉진지구’는 천호사거리에서 천호대로를 따라 강동역까지 총 27만 7,100㎡의 규모로 이뤄져 있다. 지하철 5∙8호선 천호역 역세권 지역으로 올림픽대로, 천호대교의 진입이 수월해 서울 어느 곳이든지 진∙출입이 쉽다. 또 한창 사업 진행중인 천호뉴타운과 연계 개발될 예정에 있어 투자성을 확보하고 있다.

천호∙성내지구의 초입에 들어서면 왕복 10차선인 천호대로를 따라 현대백화점, 이마트, 대형 업무용빌딩 등이 줄지어 있어 언뜻 보기엔 잘 정비된 지역으로 착각하기 쉽다. 그러나 건물 뒤편으로는 좁은 골목과 노후화된 단독주택, 낙후된 상가주택 등이 빼곡히 들어서 있어 정비사업 추진 배경을 짐작할 수 있다.
이처럼 상업지역과 낙후된 주거지역이 혼합돼 있는 천호∙성내 지구는 개발 후에도 전체 면적의 38.4%가 상업∙업무지역으로, 31.6%는 주상복합을 비롯한 주거지역으로 비슷하게 구성될 예정이다. 또 노후도에 따라 3단계에 걸쳐 2015년까지 사업을 마칠 계획이다. 1단계 사업은 노후도가 심해 당장 개발해야 할 지역으로 5개의 촉진지구로 나눠 2009년까지 사업을 마무리 한다.

2단계(2010~2012년)와 3단계(2010~2012년)는 존치정비구역(12개)으로 지구단위계획에 의해서 조합을 설립해 개별적으로 사업을 진행할 수 있다. 최근에 신축된 건물이라든지 기존 시가지로 유지할 필요가 잇는 곳은 존치관리구역(20개 지역)으로 지정해 그대로 보존한다. 도로사정이 좋지 않은 지구 안쪽으로는 7개의 도로가 신설되며, 지구 곳곳으로는 9개의 공원이 조성돼 주거환경이 개선될 전망이다. 또 천호역부터 지구 중심까지 지하보행통로를 만들어 대규모 지하 쇼핑몰이 들어서게 된다.
대지지분 20㎡ 이상, 토지거래허가 대상
성내동 거래 ‘올스톱’, 시세조차 알 수 없어

이러한 개발계획에 따른 기대감은 이미 지난 2006년 10월 재정비촉진지구로 지정되면서 한차례 가격에 반영된바 있다. 당시, 성내동 일대 단독주택이 3.3㎡당 1,200만~1,300만 원에 거래됐었지만 촉진지구 지정 후 1,800만~2,000만 원으로 뛰어오른 것. 그러나 촉진지구로 지정됨과 동시에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 대지지분 20㎡ 이상을 매입할 경우 토지거래허가를 받게 되며 사정은 달라졌다.

실수요자가 아닌 투자자들의 접근이 힘들어진 탓에 재정비촉진지구로 지정된 이후로는 사실상 거래가 중단됐기 때문이다. 이 같은 현상은 천호동(촉진1∙2∙5)보다 성내동(촉진3∙4)이 더욱 심각하다. 천호동의 경우 현대백화점부터 지구 중심인 로데오거리까지 워낙 상권이 잘 발달돼 있어 상가 수요자들의 거래가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 다만, 최근에 개발계획이 발표되면서 가격상승을 예상한 일부 건물주들이 매물을 거둬들이고 있어 일시적으로 매물이 들어간 상태다.

촉진1구역 주민은 “개발계획을 살펴본 결과 촉진1구역은 핵심전략지구로 지정돼 지구 중 최고 높이인 50층 규모의 복합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라며 “가격상승을 예상해 일단 내놨던 매물을 거둬들였으며 앞으로 여유를 가지고 사업진행을 지켜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H공인 대표는 “매물이 일단 들어간 상태지만 대부분 건물주들이 현재 3.3㎡당 4,000만~5,000만 원하는 가격에서 조금 더 높게 팔 수 없느냐고 문의하는 추세”라며 “앞으로 호가가 높아지면서 다시 매물이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성내동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되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촉진4구역 O공인 대표는 “거래가 끊긴지 오래된 탓에 시세조차 파악하기 어렵다”며 “1년 전에 작은 점포주택을 3.3㎡당 2,000만 원 정도에 거래한 게 마지막일 정도”라고 성내동 일대 분위기를 전했다. H공인 대표 역시 “현재 상가주택을 팔아달라고 매물을 내놓은 사람이 있지만 시세를 알 수 없다”며 “인근 시세와 비교해 3.3㎡당 3,000만 원 정도 되지 않을까 짐작만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일부 투자자들이 찾아와도 마땅한 매물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대부분 주민들이 보상금을 받아 이사를 계획하고 있어 시급한 경우가 아니면 매물을 내놓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촉진3구역 주민은 “주변으로 이야기를 들어보면 급한 경우가 아니라면 대부분 이사를 미루고 있다”며 “앞으로 빠르게 개발이 추진될 것으로 보여 다들 팔지 말고 기다려보자는 추세”라고 말했다.

한편, 이러한 분위기는 1단계 사업인 촉진지구뿐만 아니라 향후 개발이 예정된 정비구역도 동일한 양상을 띠고 있다. 정비6구역으로 지정된 코오롱상가 내 아파트 역시 거래가 크게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상일부동산 대표는 “코오롱상가의 아파트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 거래가 막힌 상태”라며 “다만, 79㎡와 82㎡의 경우 대지지분이 20㎡ 미만이라 눈치 빠른 투자자들로 인해 손바뀜이 몇 차례 있었다”고 설명했다.

[부동산뱅크 김근옥 기자 kko@neo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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