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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다는 장마는 여태 기척도 없고,

이글대는 뙤약볕을 피할 데라고는

거짓말 쪼금 보태 손바닥만 한 나무그늘이 고작입니다.

그 잘난 산들바람조차 어디로 갔는지 종적을 찾을 수가 없습니다.

 

 가뭄에 바싹 말라 가슴까지 먼지가 푸석푸석 날리는 판에

산들바람이라도 살랑살랑 대면 그나마 살맛이 날 텐데.

종적을 감춘 바람 탓에 뙤약볕은 더 기고만장해졌습니다.

유월도 채 가기 전에 아예 폭염주의보까지.

오냐오냐 했더니 할아버지 수염 잡는 격입니다

 덕분에 장마는 주가가 천정부지로 치솟았습니다.

구질구질한 본래의 모습은 안중에도 없고 폭염 잡는 데는 오직 장마뿐이란 식입니다.

무슨, 이 여름을 지켜줄 풋풋한 희망이라도 되는 것처럼.

 

 올 상반기 서울아파트 가격이 역대 최고 수준의 낙폭을 기록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25일 부동산포털에 따르면 올 상반기 서울 아파트 매매가는 2003년 이 업체가 조사를 시작한

이래 낙폭이 가장 컸다는 것입니다.

 부동산시장 장기침체로 강남3구 일대를 포함해 거래가 실종되고 가격이 하락하는 가운데 2006년 최고점

을 찍은 후 30%이상 가격이 하락한 곳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2006년부터 2011년까지 누적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약 18.8%에 달하는 점을 감안할 때 실질가치로 따지면 반 토막이 난 셈입니다.

 ‘부의 상징’ 타워팰리스를 비롯해 ‘투자의 대명사’ 강남권재건축아파트 역시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지난해 3월 DTI 부활이후 시작된 주택시장 침체의 끝이 보이지 않습니다.

집값이 반 토막이 난 것도 억장이 무너질 판에 소형평형 확대 주문으로 불거진 서울시와 갈등으로 강남권

재건축시장은 한여름에 서릿발이 허였습니다.

투자심리가 꽁꽁 얼어붙은 데다 서울시에 발목이 잡혀 재건축 진행이 불투명하다보니 투자자는 물론 실수

요자까지도 짙은 관망세로 접어들었습니다.

집값이 반 토막이 나 거저줍게 생겼는데도 거래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습니다.

바겐세일이 한창인데 백화점이 텅 빈 꼴입니다.

 

 집값이 이지경이면 보통은 문의 전화라도 늘게 마련입니다.

비록 거래는 활발치 않더라도 급매물은 심심치 않게 팔리기 마련입니다.

예전에 기회를 놓친 적이 있다면서 그래서 이번만은 꼭 바닥시세에 매수를 하고 싶다면서 급매물이 나오면

연락을 달라는 전화정도는 수북이 쌓이게 마련입니다.

하지만 어찌된 영문인지 그런 전화문의마저 뚝 끊겼습니다.

물론 거래는 2주째 개점휴업상태이고요.

  반 토막 난 집값 때문에 대출을 내서 집을 샀던 사람들의 걱정이 태산입니다.

이자비용까지 감안하면 벌기는커녕 앉아서 까먹은 셈이니 생각할수록 분통이 터질 노릇입니다.

 

 그뿐만이 아닙니다. 정작 심각한건 다른데 있습니다.

이자만 내던 대출이 원금까지 상환해야 한다는 것 때문에 골머리를 싸안게 생겼습니다.

팔리기라도 하면 팔아버려 대출금도 갚아버리고 싶지만 집이 팔리지 않으니 그마저도 어쩔 도리가 없습니

다. 그래도 수입이 끊긴 은퇴자에 비하면 양반입니다. 일정한 수입이 없는 은퇴자는 빚을 갚기 위해 대출을

새로 얻어야 할 판입니다. 이자만 내는 대출로 갈아타고 싶어도 그것마저도 여의치 않습니다. 집값이 급락

하는 바람에 대출 한도가 턱없이 부족해 대출자체가 어렵게 됐습니다. 예전에 집값의 60%이던 대출을 새

로 받기 위해서는 한도가 70~80%를 훌쩍 뛰어 넘기 때문입니다.

 

 집 가진 죄인이라더니 딱 그 짝입니다.

반 토막이 난 것도 억울한데 대출금 때문에 생병을 앓게 됐으니 정신 줄을 놓을 지경입니다.

집이 아니라 애물단지가 따로 없습니다.

실제 빚을 갚지 못해 경매로 넘어간 집이 적지 않습니다. 집값이 떨어져 집을 팔아도 은행대출을 갚지 못하

는 깡통아파트가 적지 않다는 얘깁니다.

 침체된 주택경기를 살리기 위해 국회가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정부가 아무리 그럴듯한 대책을 내놔도 국회가 어깃장을 놓으면 소용이 없기 때문입니다.

실효성 여부를 떠나 그동안 국토부에서 내놓은 숫한 대책들이 국회통과가 돼야 약발이 먹히든 말든 해야

할게 아니냔 얘깁니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석이라는 것이죠.

사실, 정부의 대책이 매번 신뢰를 얻지 못한 데는 국회통과를 장담하지 못한 데에도 그 책임이 작지 않습니

다. 국회가 관련법안 통과로 최소한 물가상승률을 상회하는 정도의 집값 상승 기반은 조성해야 한다는 책

임을 져야한다는 이유이기도하죠.

 

 19대 국회에서 제대로 논의될지는 불투명하기만 합니다.

개원시기가 한 달이나 지난 아직까지 등원조차 하지 않은 국회가 언제 나설까 싶어섭니다.

사사건건 당리당략에 자기들 밥그릇싸움에만 혈안인 저들이 과연 무슨 바람이 불어서 적극성을 띠겠냐 싶

은 거죠.

여당은 늘 눈치만 보고 야당은 반대를 위한 반대를 일삼는 저들의 상투적인 행태를 빤히 알고 있는데 어쭙

잖은 해야 된다는 당위성 하나로 선뜻 나서겠냐는 것이죠.

하는 짓거리를 보면 대체 어느 나라 국회의원인지 의심이 들 정도인데 말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그럴 때가 아닙니다.

자칫 두고두고 원망을 들을지도 모릅니다.

아니, 원망정도가 아니라 위급한 나라를 방치 했다는 굴레를 뒤집어쓸지도 모를 일입니다.

주택거래 경색이 경제 전반으로 번져 미국의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가 한국에서 벌어질지도 모르는 형국

이기 때문입니다.

주택담보 대출이 뇌관이 되어 스페인이나 이탈리아 꼴 나지 말라는 법도 없습니다.

 

 꼭 국회만 꼬집어 하는 말이 아닙니다.

정부도 더 적극적이어야 합니다.

세금이든 뭐든 쓸 수 있는 카드는 죄다 끌어다 써야 할 때입니다.

완장 찼다고 제멋대로인 서울시도 마찬가집니다.

강남재건축 가지고 놀기 재미있다고 마냥 손바닥위에 놓고 장난치다가 뒷감당은 모두 서울시 차지가 될지

도 몰라 하는 말입니다.

 

 주택시장이 위급합니다.

집값을 살려 나라전체가 흔들리는 사태는 막아야 합니다.

대한민국 국회의원도, 대한민국 국토부장관도, 서울특별시장도,

대한민국을 살리기 위해 힘을 모을 때입니다.

지금은 집값을 살릴 때입니다.

 

[둔촌주공 동향 한줄스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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