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정보포털에서 거래포털로!

 순한 봄이다.

4월 오도록 변변한 꽃샘추위 한번 없다.

미끄러지듯 달려온 날은,

그저 눈이 부시고 생동감이 더할 뿐이다.

 봄이 멈칫 섰다.

뒤늦게 꽃샘추위가 납신 탓이다.

여린 꽃잎들은 애먼 걱정으로 꼬박 밤을 새야만했다.

진눈깨비 섞인 비바람에 채 피지도 못하고 꽃비가 될까 걱정이 작지 않다.

 졌어도 벌써 졌을 목련꽃 몽우리가 꽤나 오래 봉긋하다.

진달래꽃 벚꽃, 다른 봄꽃들도 서둘러 질 생각도 없이 한결 느긋하다.

꽃비걱정은커녕 되레 꽃 잔치는 더 길고 더 화사해졌다.

쌉싸래해도 제법 괜찮은 봄날이다.

 어쩐지 선물보따리가 큼직하다 했다.

아니나 다를까 보따리를 채 풀기도 전에 보따리 속 선물을 두고 쓰다 달다 말들이 많다. 하도 의견이 분분하

다보니 제때 보따리를 풀 수 있을까 조차 가늠이 되지 않을 정도다. 이러다가 신선도가 생명인 과실이 미처

식탁에 오르기도 전에 폭삭 시들어 분리수거 통 신세를 질지도 모를 일이다.

 꿀 먹은 벙어리 마냥 입을 닫고 있다가도 누가 무슨 그럴듯한 해법이라도 내놀라치면 그제야 감 놔라 배 놔

라 수선을 떨기 일쑤다. 이건이래서 흠이고 저건 저래서 흠이라고 생트집을 잡다가 급기야는 멱살잡이가

기본이다. 결국 배가 산으로 가고 말지만, 그렇다고 멱살잡이가 끝난 것도 아니다. 배가 산으로 간 것도 공

이라고, 이제는 그 알량한 공 타령으로 날 새는 줄을 모른다. 저들의 돼먹지 못한, 아주 오래된 습성이다.

 대책을 내놓은 지 벌써 보름째다. 불길이 경기전체로 옮겨 붙기 전에 황급히 발등의 불부터 끄겠다는 대책

이다. 당연히 발 빠른 대처가 뒤따라야 마땅한 일이다. 하지만 보름이 넘도록 후속대처는커녕 여야 간 입장

정리조차 표류하고 있는 실정이다. 자칫 때를 놓쳐 어렵게 마련된 처방이 공염불이 되지 않을까 걱정이 태

산이다.

 아닌 게 아니라 시장은 다시 얼어붙었다. 급매물이 줄을 이어 나오지 않아 그렇지 거래가 끊긴 상황은 지

난 2년여 바닥을 설설 기던 시절과 별반 다르지 않다. 4·1 대책발표이후 거래건수래야 고작 4~5건, 대책

이 발표되기 전 1~3월의 반 수준도 되지 않는 극히 초라한 성적표다.

 정부와 여야가 4·1 부동산 종합대책의 양도소득세 면제 가격 기준을 ‘9억원 이하’에서 ‘6억원 이하’로 변경

하기로 했다. 논란이 됐던 면적기준(전용면적 85㎡)은 폐기될 전망이다. 또 생애최초 주택 구입자에 대한

취득세 면제의 경우 면적 기준을 없애고 가격 기준(6억원 이하)을

낮추는데 합의했다. 다만 야당은 가격 기준을 ‘3억원 이하’로 내리자는 입장인 반면 여당은 그보다는 기준

이 높아야한다고 맞서고 있다. 여야는 취득세 면제를 위한 부부 합산 소득 기준 (6000만원 이하)을 올리는

것에도 동의 했다.

 여야가 4·1 부동산 대책의 양도세감면혜택과 관련한 기준을 변경하기로 의견을 모은 것은 부자 감세 논란

을 피하며 경기 부양 효과를 달성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부동산 가격이 상대적으로 높은 강남4구 등

부촌 지역의 양도세 감면혜택을 줄이는 대신 강북이나 지방에 용기를 불어넣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이기 때

문이다.

 강남특혜논란과 역차별의 논란을 동시에 수습하면서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고 회심의 미소를 지을지도 모

르겠다. 그러나 이는 또 다른 논란의 시작일 뿐이다. 부자감세 논란을 잠재우고 지방 등 소외 계층에게 그

야말로 용기를 준 효과는 있을지 모르겠으나 당초 목적인 시장 활성화나 경기 부양 효과는 원점에서 다시

검토해야 될지도 모를 일이다.

 부자들을 시장으로 눈을 돌리게 해서 경색된 경기를 풀고자하는 일종의 고육책이었다. 얼핏 강남특혜처럼

보일 수 있기는 해도 궁극적으로는 부동산시장의 피돌기가 그쪽으로부터 시작되는 점을 충분히 활용하자는

취지의 전략적 대처인 것이다. 결국 부동산시장을 마중물로 경제를 살리자는 취지로 강남과 강북, 부자와

서민 할 것 없이 돈을 돌게 하자는 것이 급선무라는, 절박한 현실을 고려한 불가피한 카드였다. 보따리가

큼직하다 하면서도 결코 만족스럽지 못했던 것도 그만큼 녹록치 않은 현실 때문이었다.

 비록 거래는 뒤로 미뤘어도 만면에 희색을 감추지 못하던 강남재건축이었다. 그러나 양도세 면적 금액 기

준을 6억원 이하로 낮추면서 강남재건축에 이번 대책의 효과가 비켜갈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작지 않다. 성

급하게는 대책 무용론까지 등장했다. 강남특혜가 졸지에 강남소외로 바뀌면서 그야말로 멘붕이다.

 배가 산으로 간다.

당초 경기 살리기를 위한 대의는 간데없고 케케묵은 부자 편들기만 남았다.

역시 그 잘난 멱살잡이 끝이다.

눈과 귀가 온통 국회에 쏠렸지만 이미 부동산활성화는 김빠진 맥주 꼴이다.

그 알량한 네 공 내공 싸움에 서민들 손톱 밑의 가시는 곪아 터지는 줄도 모른다.

 배가 산으로 간다.

아니 산을 넘어 아예 구천을 헤맨다.

[둔촌주공 동향 한줄스케치]

네이버 카페 둔촌주공 하나공인

둔촌주공 하나공인  

*방금 접수된 보도에 따르면 양도세 면적기준 85제곱미터 또는 가격 6억원, 둘 중 하나만 충족하면 혜택을

받는 것으로 여야가 합의 했다는 소식입니다. 당연히 둔촌주공 전세대가 혜택권내 있음을 밝힙니다. 본 내

용과 상이한 점 착오 없으시길 바라며 추후 동향 스케치에 반영할 것임을 알려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