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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2008.11.21

산책로에 실개천 만들고 자전거 리프트도 설치
서울시, 4개 지구 특화 개발 청사진


남산이 확 바뀐다. 남산 주변을 4개 지역으로 나눠 특화 개발하고, 자전거 이용자를 위한 리프트와 실개천 등을 조성해 도심 속 자연친화형 문화공간으로 만든다. 서울시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남산르네상스 마스터플랜’ 용역보고서를 최근 마련, 구체적인 검토에 착수했다고 20일 발표했다. 110여 쪽 분량의 이 용역보고서는 올 4월 서울시가 선진엔지니어링 종합건축사무소에 맡겨 완성했다. 이 사업엔 2400억여원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서는 전망했다.

시 관계자는 “용역보고서를 토대로 여론수렴과 공청회를 거쳐 (내년 2월)께 구체적 방안을 발표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권역별로 특성화=남산은 ▶전통 정원과 한옥 및 예술인 마을이 어우러진 갤러리파크존(장충지구) ▶미디어아트 광장과 중저가 관광 숙박촌으로 구성된 미디어아트존(예장지구) ▶야외 콘서트홀과 분수광장이 있는 콘서트존(회현지구) ▶남산전시관, 하얏트호텔 앞의 신디자인 육교로 조성되는 에코존(한남지구) 등 4개 지구로 특화해 개발된다.

장충지구 진입부에는 전통 정원과 한옥이 어우러진 전시문화공간(가칭 ‘갤러리파크’)을 조성한다. 또 지하철 동대입구역~국립극장에 이르는 900m 보행로를 상설 전시공간으로 활용한다. 장충체육관 도 리모델링할 예정이다.

현재 서울시 남산 별관(옛 안기부 부지)이 있는 예장지구 일대는 IT(정보기술)와 영화콘텐트가 결합된 미디어 문화공간으로 꾸민다. 시는 이곳 건물을 리모델링하거나 철거하고, 미디어 관련 창작 및 지원 기능을 하는 미디어 아트센터를 짓는다.

남산 순환로변의 회현지구는 ‘콘서트존’으로 꾸민다. 백범광장을 보수해 1만 석 규모의 야외 콘서트홀을 짓고, 음악분수·워터스크린을 감상할 수 있는 물의 광장도 꾸민다. 현재 하얏트호텔과 야외식물원이 있는 한남지구는 ‘에코존’으로 차별화한다.

◆“청계천 버금가는 명소로”=내년에는 팔각정 봉수대 4곳의 추가 복원과 남산 3호 터널∼케이블카 매표소 구간의 경사형 엘리베이터 설치가 시작된다. 이후 북측 순환로~한옥마을, 북측 순환로~장충지구, 소월길, N타워~한옥마을 구간의 산책로에 모두 7.9㎞의 실개천을 조성한다.

자전거 이용을 확대하기 위해 퇴계로~남산도서관, 장충체육관~국립극장 등지에 자전거 이용자 리프트도 생긴다. 자전거를 탄 채 한 발은 리프트에 올려 놓고 급경사를 올라가는 방식이다.

보고서에는 명동~한옥마을~국립국장~N타워를 연결하는 모노레일을 민자로 설치할 것을 제안했으나 서울시는 환경 훼손을 우려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그동안 “남산을 뉴욕의 센트럴파크, 파리의 몽마르트르처럼 조깅과 산책, 문화와 예술의 명소로 재탄생시키겠다”고 말해왔다. 시의 한 관계자는 “이명박 대통령이 청계천으로 ‘히트’를 친 것처럼 오 시장은 남산르네상스로 기억되길 희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성시윤 기자 [copipi@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