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십리3구역 (서울특별시 성동구 )
[부동산뱅크 2011/01/04 - 조회:23,724]
십리를 더 가면 왕도의 터가 있다는 말에서 유래된 왕십리. 옛 조선 한양의 위성도시로 상공업이 발달했었던 곳이다. 지금도 그 명맥은 이어져 대로변에는 중소 공업사들과 옷가게, 음식점들이 낡은 주택들과 혼재돼 있다.
옛 정취가 살아 숨쉬는 왕십리. 하지만 현실은 그리 낭만적이지만은 않다. 시가지가 너무 노후화돼 주거환경이 좋지 못한데다 계획도시가 아닌 관계로 기반시설은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다. 이 때문에 서울시는 지난 2006년 하왕십리 440번지 일대 33만 7,000여㎡를 뉴타운으로 지정 도심재정비사업을 추진해 왔다. 노후화된 도심시가지 주변을 정비해 인프라를 구축하고 주거환경을 개선하기 위함이었다.
왕십리뉴타운, 도심 속 미니신도시 되나
현재 왕십리뉴타운은 한창 철거 사업 중에 있다. 지하철 2호선 상왕십리역에서 내리면 허름한 천으로 둘러싼 건물들과 빨간 페인트로 ‘철거’라고 쓰여진 삭막한 문구, 재개발에 반대하는 주민들의 플랜카드들이 여기저기 나부끼는 모습이 눈에 들어선다.
총 3개 구역으로 구성된 왕십리뉴타운은 규모가 넓어 돌아보는데만 1시간 가량이 소요된다. 1구역, 2구역은 청계천변에 위치해 있고, 3구역은 뉴타운 남쪽 왕십리길을 따라 들어서 있다. 뉴타운은 직사각형 모양으로 네모 반듯하고, 구역 안쪽으로는 구릉지로 높고 낮은 고개들이 많고 경사가 심한 편이다.
상왕십리역 역세권에 위치한 3구역은 주민들이 모두 이주한 상태로 빈집들만 남아있다. 드믄드믄 아직 사람이 살고 있는 곳을 보면 반가운 기분마저 든다. 상왕십리역에서 청계천 방면으로 10분 가량 걷다 보면 1, 2구역을 만나게 된다. 이곳은 이미 아파트가 들어설 곳에 굴착기가 집들을 부수고 있다. 집과 공장, 식료품점들이 빼곡히 들어서 있던 골목들은 이제 터만이 남았고, 주인 없는 빈집들은 을씨년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한다.
왕십리3구역 입지여건 가장 뛰어나
왕십리 1구역은 청계벽산 아파트와 마주한 곳으로 구역이 네모 반듯하고 경사도가 3개 구역 중 가장 완만하다. 10만 666여㎡규모로 21개 동 1,702가구가 들어서고 600가구(임대 180가구 포함)가 일반 분양된다. 현대산업개발, GS, 삼성, 대림 등이 시공사로 개발을 진행 중에 있다.
1구역은 이미 모두 철거된 상태로 터닦기 작업만을 남겨놓고 있다. 청계천이 북측으로 흐르고 있어 2차선 도로만 건너면 바로 이용할 수 있다. 또 단지 가까이 도심으로 이동하는 버스정류장이 두 곳이나 있는 것도 장점이다. 하지만 버스노선이 풍부하지 않은 점은 개선되어야 할 것 같다. 1구역만으로도 1,000가구 이상의 대단지로 이뤄지는데 비해 대중교통인 버스노선이 충분치 못하면 출퇴근 시간에 혼잡을 야기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또 북측 도로변에는 파이프공장, 선형공장 등이 들어서 있는 점도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구청관계자는 구역밖에 있는 부분은 정책적으로 결정된 게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실제 주거환경을 고려했을 때는 입주민들의 불편을 초래할 것으로 예상된다.
왕십리 1구역은 매력적이란 평이다. 대단지로 구성된데다 단지 간 거리도 넓어 보여 일조량이나 주거환경이 쾌적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상왕십리역 역세권에 있어 지하철 이용도 편리한데다 단지 남측에 놓일 뉴타운 중앙도로를 이용하면 동대문이 차로 5분, 명동이 10분 내로 이동할 수 있다. 사통팔달에 청계천까지 가까이 있다 보니 향후 도심 내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
1구역과 맞붙어 있는 2구역도 뛰어난 입지여건이 눈길을 끈다. 3월에 분양을 하는 2구역은 6만 9,324㎡ 규모에 14개 동 1,148가구로 구성됐고, 510가구가 일반에 선보인다. 현재 GS, 현대산업개발, 삼성, 대림 등이 컨소시엄을 거쳐 시공 중에 있다. 2구역은 길죽한 직사각형 모양으로 1구역과 같이 집들이 모두 철거된 상태다. 1구역에 비해 경사도가 높은 편이고, 구역 규모도 왕십리뉴타운에서 가장 좁다.
하지만 2구역은 주거편의성에 있어서는 가장 뛰어나단 평이다. 단지 맞은편에 이마트가 입점해 있고, 청계천만 건너면 경동시장이 쉽게 이용할 수 있어 주부들이 장을 보는데 편리하다. 또 15분 정도 청계천을 따라 걸으면 동대문 시장에 도착하게 되는 등 편의시설 이용이 쉽다.
반면, 지하철 이용은 조금 어려운 편이다. 위치상 지하철 2호선 상왕십리역과 신당역 중간에 위치해 있어 10분 이상 걸어야 이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단지 앞에 도심권 강남권으로 이동하는 421번 버스가 있어 출퇴근에 큰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1구역과 마찬가지로 버스노선이 한 개밖에 없고, 출퇴근 시간에 주변 도로가 혼잡한 것을 고려했을 때는 대중교통 체계의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왕십리뉴타운에서 입지여건이 가장 뛰어난 3구역은 13만 6,892㎡ 규모에 25개 동 2,101가구가 들어선다. 일반분양이 836가구(임대359가구)로 왕십리뉴타운에서 분양물량이 가장 많다. 특히 이곳은 구역 규모도 넓은데다 2호선 상왕십리역 역세권에 위치해 개발 후 발전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대부분 평지로 구성돼 있지만 구역 중앙이 높아 약간의 경사도가 있다. 또 지대가 주도로인 왕십리길보다 낮은 것이 눈에 띤다. 이곳은 조합원간의 불협화음이 없다는 것이 장점이다. 또 역세권 주변으로 광장이 들어서고 왕십리길에는 상업/ 업무가 가능한 주상복합단지들이 지어진다.
대중교통 이용도 편리하다. 역세권일뿐만 아니라 단지 앞으로 11개 버스 노선이 있어 출퇴근이 용이하다. 또 11~12분 정도 걷다 보면 5호선, 중앙선, 2호선, 분당선 등 4개 지하철 노선이 들어가 있는 왕십리민자역사를 이용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또 민자역사가 가깝다 보니 편의시설 이용도 쉽다.
왕십리뉴타운, 미니 택지지구처럼 개발돼 ‘눈길’
2013년 준공을 목표로 하는 왕십리뉴타운이 모두 개발되면 지상 25~28층 60개 동 4,951가구 규모의 메머드급 단지가 된다. 규모가 큰 만큼 구역 내 인프라 시설도 잘 갖춰질 전망이다.
우선 1, 2, 3구역이 모두 만나는 뉴타운 중심에는 연면적 3,500㎡ 규모의 지구복합센터가 들어선다. 지구복합센터에는 동사무소, 파출소, 우체국 등의 공공시설과 어린이집, 노인시설, 복합공연장 등의 주민복지시설이 입주하게 된다.
중심에 있는 지구복합센터를 중심으로 뉴타운 남북을 잇는 도로에는 보행중심형 교통네트워크, 도로 및 녹지의 복합화 등의 컨셉으로 가로공원이 들어선다는 계획이다. 도심에 위치한 만큼 녹지공간이 부족한 것은 왕십리 뉴타운의 최대 숙제. 이에 단지 조경이나 보행도로에 녹지를 조성해 최대한 녹지공간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1만 4,000여명을 수용하는 대규모 뉴타운인 만큼 교육시설도 들어선다. 1구역에는 초등학교가 들어서 어린 자녀를 둔 학부모들에게 인기가 좋을 것으로 보이며, 3구역에는 중, 고등학교가 지어지게 된다. 또 이들 학교 시설에는 체육문화시설을 복합 배치해 연면적 3,000㎡ 이상의 수영장, 체력단련장, 정보화 도서관 등을 함께 신설해 주민들의 복지에 힘을 쓴다는 것.
하지만 주도로나 이면도로 등의 확충이나 확장 등의 계획이 없는 것은 아쉬운 점이다. 왕십리에 사는 주민은 “지금도 출퇴근 시간에는 교통체증이 심한데, 5,000여 가구가 들어서는 대규모 뉴타운을 건설하면서 주변 도로들의 보수를 하지 않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2013년이면 왕십리 뉴타운은 성동구를 대표하는 명품주거지로 다시 태어난다. 하지만 왕십리뉴타운이 강북권을 대표할 명품주거지로 손꼽힐 수 있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주변 주거환경이 낙후돼 있는데다 인프라 시설 등의 확충도 아직 미비해 명품주거지로의 도약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부동산뱅크 장재현 기자 JJH@neone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