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서울 재건축, “아~옛날이여”
[부동산뱅크 2007/12/17 - 조회:5,927]
올해 재건축 시장은 연초부터 터져 나온 각종 대책의 영향으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지난해까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던 재건축 아파트값이 분양가상한제와 주택담보대출규제, 보유세 부담 등의 영향으로 강남권, 비강남권, 경기지역 할 것 없이 수도권 전역에서 큰 폭의 가격 하락이 나타났다. 특히 분양가 상한제의 적용을 피할 수 없는 사업초기 재건축 단지는 10% 안팎의 하락률을 보이기도 했다.
서울 재건축 단지 2.95% 하락
고가 재건축 단지 하락세 주도
그 동안 집값 상승의 주범으로 꼽혔던 서울 재건축단지가 3년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부동산뱅크에 따르면 서울시 재건축 단지는 올 1월 첫 주 3.3㎡당 3,512만 원에서 12월 첫 주 평당 3,408만 원으로 2.95%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올해 일반아파트(3.62%)와 지난해 재건축 단지의 변동률(37.63%)을 크게 밑도는 수치로 참여정부 출범 이후 가장 큰 낙폭이다.
권역별로는 강남권이 1.97%가 떨어졌고, 비강남권이 관악구, 강동구 등의 초기재건축 단지의 영향으로 5.79% 하락하면서 서울시 평균변동률(-2.95%)을 밑돌았다. 구별로는 강동구가 -8.70%(3.3㎡당 3,462만→ 3,160만 원)로 가장 큰 하락폭을 기록했고, 강서구(-5.71%), 송파구(-3.89%), 서초구(-1.12%), 관악구(-1.49%) 등 강남권을 중심으로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반면 성북구가 39.27% 오른 것을 비롯해 중랑구(26.30%), 도봉구(15.56%), 은평구(15.38%) 등 강북지역 6억 원 이하 재건축단지의 상승세가 눈에 띄었다.
한편, 경기지역에서는 분양가상한제, 주택담보대출규제 등의 영향으로 -0.64%(3.3㎡당 1,605만→1,595만 원)의 하락폭을 기록했다. 지역별로는 과천시가 -8.14%로 가장 높은 하락폭을 기록했고, 성남시 -7.58%, 용인시 -6.62%, 안양시 -0.39% 등의 순으로 지난해 가격이 급등했던 지역을 중심으로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반면 의정부시가 강북권 집값 상승의 영향으로 평당 412만 원이 오른 76.13%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고, 의왕시(12.98%), 안산시(11.01%), 평택시(10.88%) 등 개발호재가 있는 저가아파트를 중심으로 상승세를 보였다.
인천에서는 아시안게임 유치와 도심재생사업이 탄력을 받으면서 16.47%(3.3㎡당 504만→587만 원)의 상승률을 보였다. 특히 정비사업구역이 밀집해 있는 중구, 동구, 부평구가 각각 29.63%, 23.12%, 20.02% 오름폭을 기록하면서 집값 상승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
분양가상한제, 재건축 단지 ‘직격탄’
5월 공시가격 발표, 2.03% 하락
지난해 추석 이후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던 재건축단지는 공급확대, 분양가 인하 DTI확대 적용 등을 골자로 한 11.15대책 발표 이후 한풀 꺾였다. 대책 발표 직전 5.62%의 상승률을 기록했던 재건축 단지는 0.19%로 안정된 양상을 보이면서 새해를 맞았다.
11.15대책 발표 이후에도 집값 상승에 대한 불안심리가 여전히 남아있다고 판단한 정부는 민간아파트의 분양가상한제적용과 원가공개확대, 청약가점제도입, 주택담보대출 건수제한 등을 골자로 한 1.11대책을 발표하게 된다. 특히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적용은 재건축단지의 수익성을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 재건축단지 가격 하락의 서막을 여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 대책의 영향으로 연초부터 0.18%가 떨어진 마이너스 변동률을 기록했다.
1.11대책 이후 오르던 주택가격이 멈추고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약보합세로 돌아서면서 정부는 주택가격 관리 측면에서 벗어나 저소득•서민층의 주거 안정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인 1.31대책을 내놓게 된다. 이 대책은 분양가상한제로 위축될 것으로 예상되는 민간 분양주택의 공급확대와 서민층의 주거안정을 위해 장기임대주택, 임대주택펀드 설립, 서민층의 주거안정을 위한 금융지원 확대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이와 함께 그 동안 6억 원 초과 아파트에 대해서만 적용됐던 DTI(총부채상환비율) 40% 대출 규제가 아파트 값에 상관없이 투기지역과 수도권의 투기과열지구 전역으로 확대 적용키로 했다. 연초부터 연이어 나온 대책의 영향으로 2월에는 전달보다 0.25%p 떨어진 -0.43%를 기록했다.
3월에는 분양가상한제를 골자로 한 주택법이 4월 중으로 통과될 것이라는 심리적인 압박감으로 초기 재건축 단지가 몰려있는 강동구와 강남권을 중심으로 가격 하락폭이 두드러졌다. 여기에 지난 1.31대책 발표에서 발표한 주택담보대출규제가 3월부터 시행되면서 이달 변동률은 -2%로 주저 앉았다.
이어 4월에는 주택법통과와 함께 보유세 부담에 압박이 가중되면서 올 들어 가장 큰 낙폭인 -2.03%를 기록했다. 5월에는 급매물 소진과 함께 집값 바닥론이 확산되면서 0.1% 기록, 5달 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6월에는 동탄2신도시 발표와 함께 제2롯데월드 건축허가가 임박했다는 소문이 돌면서 올 들어 가장 높은 1.75%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특히 송파구의 경우 6월 한달 간 전달에 비해 3.2%p 상승한 2.56%로 조사됐다. 7월(0.1%)에는 서울시가 경전철 노선을 확정 발표하면서 비강남권을 중심으로 가격이 상승했다.
이후 8월에는 과천주공3단지에 이어 반포주공2단지까지 평형배정소송에서 무효판결을 받은데다 금리인상, 제2롯데월드 사업 무산 등의 영향으로 강남권을 중심으로 매수세가 빠르게 수그러들면서 전달보다 0.49%p 내린 0.01%의 상승률을 보였다.
9월(0.1%)에는 올 초 예고 됐던 분양가상한제 시행과 서울시의 아파트 다자인 심사 강화 방침의 영향으로 하락하는 듯 했으나 대선주자들이 규제완화 공약을 내놓으면서 반등에 성공했다.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 후보는 “서울 도심 용적률을 높여 주택 공급을 늘리는 것이 수도권 외곽에 신도시 몇 개 짓는 것보다 낫다”고 말한바 있다.
이후 대선 규제완화 기대감에도 불구하고 재건축시장이 연말까지 약보합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면서 수요자들이 매입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에 10월과 11월에는 각각 -0.16%, -2.65%가 하락하면서 5개월 만에 마이너스 변동률로 돌아섰다.
부동산뱅크 이정민 기자 leejm@neo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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