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서울 집값, 강남북 격차 줄어
[부동산뱅크 2007/12/11 - 조회:4,819]
참여정부, 최대의 한을 풀었다? 2007년 부동산시장은 참여정부의 전방위 대책이 기어코 빛을 발했던 한 해였다. 정권 말 레임덕현상 및 대선 호재를 등에 업고 승승장구할 것처럼 보였던 아파트값은 새해 벽두부터 연이어 발표된 1.11대책, 1.31대책에 결국 꼬리를 내리고야 만 것이다.
분양시장도 마찬가지였다. 지방에서는 청약률 제로 아파트가 등장하는가 하면 서울·수도권에서도 미분양이 속출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아파트값이 저렴한 수도권 외곽 및 서울 강북권으로는 실수요자들이 몰리면서 아파트값이 치솟았고, 분양가 부담이 덜한 사업장에는 어김없이 청약자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모습도 보였다.
2007년 황금돼지해의 부동산시장을 대한민국 부동산표준 부동산뱅크가 9회에 걸쳐 정리한다.
서울 아파트값 3.62% 올라
강남권 0.22% ↓, 비강남권 6.08% ↑
부동산뱅크에 따르면 2007년 1월 첫 주 평당 3.3㎡당 778만 원이었던 전국 아파트 매매가가 12월 첫 주 현재 808만 원으로 3.89%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1월 1.05%의 상승세를 연출하며 가뿐히 새해를 맞이했지만, 봄철 이사 수요로 한창 들끓어야 할 4월과 5월 각각 -0.17%, -0.08%씩 주저앉은 후 보합 양상을 띠는데 그쳤다.
시장 분위기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서울의 경우 전국에도 못 미치는 3.62%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27.49% 급등한 것과 비교해 1/8 수준으로, 2000년대 들어 0.67%의 상승률을 보였던 지난 2004년 이후 3년만에 최저 상승률이다.
서울 아파트값이 이처럼 약세장을 펼친데는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 변동률을 보인 강남권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재건축 및 고가아파트의 하락세가 이어지며 1월 3.3㎡당 2,948만 원이었던 강남권 아파트값이 12월 현재 2,941만 원으로 0.22% 후퇴한 것이다. 반면, 그간 강남권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비강남권은 임대사업자 및 실수요자들의 행렬이 끊이지 않으며 3.3㎡당 1,223만 원에서 1,297만 원으로 6.08%가 뛰어 올랐다.
이례적인 북고남저 현상 속에 강남권, 비강남권간 가격 차이도 좁혀졌다. 1월만 해도 두 권역의 3.3㎡당 매매가는 1,725만 원의 차이를 보였지만, 12월 현재는 1,644만 원으로 줄어든 상태다.
월별로는 강남권의 경우 지난 6월 강남권 수요를 대체할 분당급 신도시가 너무 멀리 떨어진 화성 동탄으로 확정되며, 6월과 7월 각각 0.66%, 0.50%의 비교적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3~5월, 9월, 11월 무려 5달이나 마이너스 변동률을 기록했으며, 그 외에도 0.10%를 전후해 오르는데 그쳤다.
비강남권은 저렴한 집값에 리모델링 호재까지 등에 업은 강북 소형 아파트의 약진에 힘입어 1월부터 1.27%의 최고 상승률로 시작을 했다. 이후 4월(0.03%)과 5월(0.12%) 잠시 상승세가 주춤했지만 올 들어 단 한 번의 하락도 없이 매달 0.50% 안팎의 상승률을 보였다.
한편, 구별로는 강북구가 17.88% 올라 서울에서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으며, 도봉구(16.02%)와 노원구(12.19%)가 뒤를 이었다. 이는 소형의 저가아파트가 많은 이들 지역의 특성상 뒤늦게 내 집 마련에 나선 실수요자 및 임대사업을 하려는 투자자들이 많이 몰린데다 리모델링, 경전철 등의 호재까지 겹쳤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밖에 동대문구(12.12%), 서대문구(11.98%), 중랑구(11.19%), 은평구(11.15%), 성북구(10.76%) 등 그동안 집값 상승과는 거리가 멀었던 지역을 중심으로 가격이 크게 오르는 이례적인 모습이 연출됐다.
반면,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가격이 큰 폭으로 빠진 강동구(-4.40%)를 비롯해 버블세븐으로 지정돼 정부의 집중 견제가 있었던 양천구(-2.41%), 송파구(-2.13%), 서초구(-0.13%), 강남구(0.81%) 순으로 약세를 면치 못했다. 고가아파트 위주로 이뤄진 이들 지역의 경우 금융 규제로 매수세가 얼어붙은데다 입주물량 증가, 보유세 부담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신도시 0.51%, 경기도 5.92% 상승
수도권 외곽 소외지역 상승세 ‘뚜렷’
5대신도시는 지난해의 화려한 성적표(16.79%)를 뒤로 한채 0.51% 소폭 상승하는데 그쳤다 . 대출 규제로 거래가 쉽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극심했던 부녀회의 담합 행위도 줄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부녀회의 집값 조정이 극심했던 산본의 경우 3.3㎡당 996만 원에서 971만 원으로 2.55%나 하락했다. 부동산경기 침체로 아파트 거래가 줄어들면서 담합의 위력도 수그러든 까닭이다. 이에 산본은 첫달 0.41%의 상승세 띠었을 뿐 3~7월, 9~11월 등 8개월에 걸쳐 마이너스 변동률을 나타냈다.
산본 만큼이나 부녀회 활동이 거셌던 평촌 역시 3.3㎡당 1,362만 원이던 아파트값이 1,361만 원으로 -0.06% 후퇴했다. 또 1기신도시의 대표격인 분당과 일산은 나란히 0.21%, 0.22%씩 상향 조정되는 데 그쳤다. 일산의 경우 1가구 2주택자의 처분조건부 매물이 본격적으로 출현한 3월 이후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고가아파트 가구수가 가장 많은 분당 역시 리모델링 호재로 1,2월 각각 0.59%, 0.25%씩 반짝 상승했을 뿐, 3월 이후 약세장을 면치 못하고 있다.
반면, 중동은 역세권 소형아파트 인기에 힘입어 6.16%의 상승을 이뤄냈다. 올 1월 924만 원 하던 3.3㎡당 가격은 12월 현재 981만 원까지 오른 상태로 하락세 없이 매달 꾸준한 상승장를 펼쳐왔다.
5대신도시를 제외한 경기도는 올 초까지 3.3㎡당 매매가가 807만 원에 머물러 있었지만, 12월 첫 주 현재 855만 원까지 5.92% 뛰어 오른 상태다.
각 시별로는 시흥시(35.51%), 여주군(33.49%), 의정부시(32.72%) 등 경기도에서도 소외돼 왔던 지역들의 가격 상승이 두드러졌다. 이밖에 양주시(21.98%), 동두천시(21.49%), 안산시(19.77%), 이천시(19.23%)가 연간 20% 안팎의 상승률을 기록하며 뒤를 이었다. 이렇듯 그간 관심 밖에 있던 수도권 서부, 북부 지역의 집값 오름폭이 컸던데는 상대적으로 집값이 저렴해 뒤늦게 내 집 마련에 나선 실수요자들이 많이 몰린데다 경원선 개통 및 신안산선 확정 등의 호재까지 겹친 덕분으로 풀이된다.
반대로 지난해 전국 아파트값 상승률 1위에 올랐던 과천시는 9.01% 하락, 입장이 완전히 바뀐 하락률 1위에 랭크됐다. 산이 높았던 만큼 골도 깊어 1월 3,919만 원이던 3.3㎡당 매매가는 3,549만 원까지 주저앉았으며, 1~10월까지 10달 연속 마이너스 변동률을 기록한 상태다. 또 집값 급등으로 버블세븐으로까지 지정됐던 용인시 역시 0.23% 하락했다.
한편, 2014년 아시안게임 유치에 성공한 인천시는 경기장 인근 남구(20.30%)와 남동구(20.09%)의 집값 상승을 등에 업고 1년간 14.59%가 상승했다. 지방 5대광역시는 0.73% 오른 가운데 울산이 10.76%로 큰 폭으로 뛰어 올랐고, 부산(2.02%), 광주(0.62%), 대구(-2.32%), 대전(-2.26%)은 약보합에 머물렀다.
잠실, 동탄 전세물량 ‘풍년’
전세시장도 북고남저
전국 전세시장은 지난해(7.26%)의 절반 수준인 3.56%의 오름폭을 나타냈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 역시 3.58% 상승해 지난해(9.61%) 대비 1/3 수준으로 둔화된 것으로 조사됐다. 권역별로는 역삼동, 잠실동, 장지동 등으로 입주 랠리가 이어졌던 강남권이 0.49%, 비강남권이 그보다 높은 4.86%가 상승했다.
개별 구에서는 매매 시장과 마찬가지로 성북구(9.00%), 노원구(7.77%), 중랑구(7.57%) 등의 강북 지역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보다 싼 전셋집을 얻으려는 수요자들이 강북권으로 이동한 까닭이다. 반면, 레이크팰리스(주공4단지), 트리지움(주공3단지) 등의 재건축 아파트가 대거 입주한 송파구는 0.92% 하락했으며, 학군 수요가 사라져버린 양천구와 강남구도 각각 -0.15%, 0.34%의 변동률을 기록했다.
신도시 전셋값은 0.99% 오르며 비교적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그 중에서 아파트값 하락이 거셌던 산본이 전셋값도 3.60% 떨어졌으며, 분당도 0.59% 오르는데 그쳤다. 반면, 일산(2.65%), 중동(2.47%), 평촌(2.40%) 등은 평균 이상의 상승률을 나타냈다.
신도시를 제외한 경기도는 4.57%가 상승한 가운데 여주군이 32.06%로 경기도 개별 시 중 가장 많이 뛰어 올랐다. 경원선 개통으로 서울과의 접근성이 좋아진 양주시와 동두천시도 각각 19.48%와 17.73%씩 상승했다. 하지만 지난해 집값 돌풍의 주인공이었던 과천시는 5.57% 빠졌으며, 동탄신도시 시범지구의 입주가 있었던 화성시도 0.67% 하락했다.
인천도 중구(9.64%)와 계양구(8.97%)를 제외한 구에서 비교적 안정적인 전세시장을 연출해 4.46%가 올랐다. 지방 5대광역시는 2.57%가 올랐는데, 광주가 2.21%, 대구 -2.03%, 대전 3.53%, 부산 3.51%, 울산 10.98%의 변동률을 보였다.
<부동산뱅크 박선옥 기자 pso9820@neo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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