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열풍, 판교 찍고 ‘은평’ 턴
[부동산뱅크 2007/10/26 - 조회:6,745]
2007년 정해년도 두 달 남짓 남겨둔 가운데 황금돼지해의 마지막을 화려하게 수놓을 알짜 ‘빅3’ 분양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전체 35개 서울뉴타운 중 가장 큰 규모를 뽐내고 있는 은평뉴타운을 비롯해 수도권 북부시대의 서막을 올리게 될 파주신도시, 제2의 송도를 꿈꾸는 인천 경제자유구역의 청라지구 등에서 막판 분양일정 조율에 나서고 있는 것. 이에 대한민국 부동산표준 부동산뱅크에서는 3회에 걸쳐 이들 지역의 모든 것을 해부, 내 집 마련을 꿈 꾸는 수요자들의 판단을 돕고자 한다.
349만㎡ 규모의 미니신도시
북한산을 품에 안은 천애 자연환경 자랑
지난 2002년 서울시 시범뉴타운으로 지정된 은평뉴타운은 은평구 진관내동, 진관외동, 구팔발동 일대에 위치한 349만 5,248㎡(105만여 평) 규모의 미니신도시이다. 현재 3개 지구로 나뉘어 단계적으로 개발 중이며, 1·2지구는 각각 각각 A~C공구로, 3지구는 A~D공구로 분할돼 있다.
지구 한 가운데를 지하철 3호선 구파발역이 관통하는데다 서울 도심과의 거리도 10km 안팎에 그쳐 판교 이후 분양시장의 최대어로 꼽히고 있다. 하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은평뉴타운이 아주 뛰어난 입지를 지녔다고 볼 수는 없다.
지구 내 지하철이 위치했다고는 하나 규모가 워낙 큰 탓에 1지구 A공구의 12단지, 2지구 A·C공구 일부, 3-1지구 일부에서만 걸어서 이용할 수 있는 것이다. 도로여건도 좋지 않은 편이다. 이용할 수 있는 도로가 각각 6차선, 4차선 규모의 통일로, 연서로뿐인데다 그나마 출·퇴근시간이면 교통정체가 끊이지 않는다. 이에 통일로 확장과 지구 내 간선도로 신설이 계획돼 있지만 1만 5,000여 가구가 입주할 경우 그 효과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약대기자들의 눈이 은평으로 쏠리는데는 이곳에서 ‘도심 속 생태전원도시’의 진면목을 체험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실제 은평뉴타운의 녹지율은 42%(단지 포함)에 이르며, 서울의 허파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북한산국립공원, 진관근린공원, 서오릉자연공원, 갈현근린공원, 창릉천 등이 주위를 에워싸고 있다.
또 현재 복개도로로 사용 중인 곳을 포함해 폭포동~창릉천 3.2km, 물푸레골 0.7km, 못자리골 0.8km 등 전체 4.7km의 실개천이 복원되는데, 천 주변으로 산책로, 자전거도로 및 수변광장, 폭폭공원, 습지공원 등이 조성될 예정이다. 미니신도시급에 불과한 뉴타운이 주거쾌적성 면에서는 웬만한 신도시보다도 나은 셈이다.
일반분양 대폭 줄어 12월로 분양 연기
분양가상한제 적용돼 7~10년간 전매금지
은평뉴타운의 첫 분양물량은 사업속도가 가장 빠른 1지구 내 A~C공구에서 나올 예정이다. 전체 2,817가구(임대 제외) 규모로 면적별로는 ▲59㎡(18평형) 114가구 ▲84㎡(25평형) 1,136가구 ▲101㎡(31평형) 680가구 ▲134㎡(41평형) 645가구 ▲167㎡(50평형) 242가구로 구성돼 있다. 서울거주자에게 100% 우성공급되며, 거주기간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청약일정은 애초 계획했던 10월에서 또 다시 12월로 연기된 상태다. 이에 따라 1지구의 가장 큰 매력이었던 ‘입주 후 전매’가 제한될 가능성이 커졌다. 오는 11월 30일까지 분양승인 신청을 하지 않을 경우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돼 전용면적 85㎡ 이하는 10년, 초과는 7년간 전매가 금지되기 때문이다.
물론, 분양은 12월에 하더라도 분양승인 신청은 그 이전에 미리 해둘 수 있다는 희망은 아직 남아 있다. 하지만 이 경우 은평뉴타운이 투기의 장이 될 수 있다는 정부와 서울시의 부담감을 감안할 때 12월 이후 분양승인 신청을 하는 방향으로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렇듯 7~10년간 전매가 제한될 경우 처음 예상됐던 만큼의 치열한 청약전쟁을 일어나지는 않겠지만, 아직 청약대기자들이 안심을 하기는 이르다. 예상치 못한 원주민 특별분양이라는 복병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번에 특별분양을 신청할 수 있는 원주민은 1,200명 안팎. 여기에 3자녀특별공급을 비롯한 각종 특별공급과 우선공급 물량을 제할 경우 최대 50%까지 줄어들 수 있다는 게 SH공사의 입장 이다.
따라서 최악의 경우 2,817가구의 절반인 1,400여 가구를 두고 126만 여 명의 서울거주 청약저축 1순위자(2007년 9월 기준)가 경쟁할 수 있게 됐다. 이에 은평뉴타운 입성을 위해서는 청약가점제 점수가 최소 55점은 넘어야 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난해 고분양가 논란을 빚으며 한 차례 분양 연기 소동까지 있었던 은평뉴타운의 올해 분양가는 3.3㎡당 1,100만~1,500만 원이 유력시되고 있다. 지난해 평균 1,500만 원에 비하면 다소 낮아졌지만, 2007년 10월 3주 은평구 평균 3.3㎡당 매매가가 890만 원밖에 안 되는데다 민간이 아닌 서울시가 개발 주체라는 점 등을 감안할 때 여전히 비싸다는 평이다.
한편, 당첨확률이 낮은 분양시장에 뛰어드는 것 대신 원주민에게 주어지는 입주권을 매입하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하지만 입주권 거래는 엄연한 불법행위로 주택법에 의해 입주권이 무효로 되거나 공급계약이 취소될 수 있고, 2년 이하의 징역이나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으므로 유의해야 한다.
<부동산뱅크 박선옥 기자 pso9820@neo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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