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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부동산대책과 집값 함수관계는?

[부동산뱅크 2007/05/18 - 조회:8,327]

아파트값이 날개 없는 추락을 이어가면서 매도자와 매수자 모두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강남권 재건축 단지와 정부가 나서 거품을 지적한 강남을 비롯한 버블세븐 지역에 급매물이 쏟아져 나오고 있지만 선뜻 사겠다고 나서는 사람은 찾아볼 수 없는 실정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일부 재건축 단지로는 급매물이 하나씩 소진되면서 아파트값이 바닥을 친 것이 아니냐는 예측도 조심스레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한민국 부동산 표준 부동산뱅크에서는 참여정부의 부동산대책 발표 후 아파트값 추이와 정책 및 시장변수에 따른 향후 집값 전망, 여기에 내집마련 전략까지 더해 주택시장의 현주소를 3회에 걸쳐 짚어본다.



참여정부 부동산 시장은 주택가격 안정을 최우선 목표로 설정한 정부와 풍부한 유동자금을 바탕으로 몰려든 투자자들간 한 판 줄다리기로 요약해볼 수 있다.



10.29대책 약발, 1년 넘어

5.23, 9.5대책 시큰둥



참여정부가 출범한 2003년 초반에는 국민의 정부 시절 발표된 ‘9.4대책’의 영향으로 아파트값이 한동안 소강상태를 이어가고 있었다. 그러나 2003년 3월말 강동구 고덕주공1단지가 안전진단을 통과하면서 잠잠하던 집값에 기름을 부었다. 고덕주공에서 시작된 가격 오름세는 강남지역 재건축 단지로 번져나가 3월 1.46% 하락했던 서울 아파트값을 4월 2.62%로 끌어 올렸다.



이에 따라 정부는 재건축 선시공 후분양제와 분양권 전매금지 확대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5.23주택시장 안정대책’을 발표했다. 대책 발표 후 재건축 아파트값이 일시적인 하락세로 접어들었고 6월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 역시 0.90%로 둔화돼 시장에 즉각적인 반응을 불러오는 듯했다.



그러나 풍부한 시중 유동자금이 부동산 시장으로 흘러 드는 것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오히려 경과규정을 둠으로써 규제책을 피하게 된 재건축 단지와 주상복합의 희소성이 커져 가격 상승을 부채질하는 결과를 낳았다. 결국 대책 이후 보합세를 보이던 서울 아파트값은 7월을 기점으로 다시 오름세로 돌아섰다. 특히 강남권 집값 상승률이 7월 2.54%, 8월 3.44%에 이르자 정부는 다시 한 달 간격으로 ‘9.5재건축시장 안정대책’과 ‘10.29주택시장안정종합대책’으로 반격했다.



이중 ‘10.29주택시장안정종합대책’은 과열 양상을 보이던 부동산 시장을 순식간에 얼리는데 성공했다. 1가구 3주택자의 양도세율 60% 인상, 종합부동산세 조기시행 등 세금관련 정책과 투기지역 주택담보대출 담보인정비율(LTV) 하향조정, 강북권 뉴타운 추가 선정 등 부동산 시장에 전방위 압박을 가하는 ‘10.29대책’ 이 나옴으로써 대책 발표 한 달 후 서울 아파트값 변동률이 -2.93%로 한 달 전(2.99%) 대비 큰 폭으로 둔화됐다. 이처럼 참여정부 들어 처음으로 서울 집값을 하락세로 돌린 ‘10.29대책’은 이후 2005년 1월까지 무려 1년이 넘는 기간 동안 서울 집값을 꽁꽁 묶어뒀다.







2.17대책, 강남벨트 불붙여

8.31대책, 100일 천하



그러나 2004년 숨죽이고 있던 집값은 2005년이 시작되자마자 다시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판교신도시 중대형 아파트 분양가가 평당 2,000만 원 안팎에 책정될 것이라는 소문이 돌면서 강남을 비롯한 분당, 용인 등 이른바 강남벨트 아파트값이 치솟기 시작한 것이다. 이에 2005년 1월 -0.03%의 변동률을 보였던 강남권 집값은 다음달 3.75% 상승하며 가격 상승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여기에 서울시가 잠원동 한신5차에 대한 초고층 재건축을 허용하면서 ‘10.29대책’ 이후 주춤하던 재건축 아파트마저 상승세에 가세하기 시작했다.



재건축 단지가 다시 급등할 기미를 보이자 정부는 개발이익환수, 초고층 재건축 불허 등 재건축 규제 강화방안과 판교 2만 가구 동시분양, 공공택지 채권입찰제 실시 등의 내용을 담은 ‘2.17부동산안정대책’을 발표했다.



하지만 2.17대책은 별 재미를 보지 못했고 오히려 강남권에서 시작된 급등세가 분당, 평촌, 산본 등 주변 지역으로 번져 나가기 시작했다. 이에 정부는 부랴부랴 1가구 2주택자 비거주주택 양도세 실거래가 과세, 보유세 인상 등의 세제정책을 담은 ‘5.4대책’을 내놨다.



그러나 이 역시 6월 한 달간만 서울 집값이 1.06% 하락하며 반짝 효과를 발휘했을 뿐 이미 불 붙기 시작한 집값 상승세를 주저앉히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서울 집값은 7월 들어 1.80% 오르며 5월 상승률 1.17%를 크게 앞서기도 했다.



이처럼 쏟아지는 대책에도 집값이 좀처럼 잡힐 기미를 보이지 않자 정부에서는 ‘이번에야 말로 부동산 투기를 끝내겠다’며 선전포고를 했고 그 로부터 석 달 여간의 장고 끝에 ‘8.31대책’을 발표했다.



정부의 공언으로 부동산 시장을 잔뜩 긴장시킨 ‘8.31대책’은 발표와 동시에 시장을 크게 움츠러들게 했다. 종부세 부과대상 가구별 합산 및 기준시가 6억 원 이하로 과세대상 확대, 1가구 2주택자 양도세 50% 중과 등 세금 강화와 주택담보대출 규제 강화, 생애최초주택구입자금 부활 등 서민주거안정대책을 담은 ‘8.31대책’의 영향으로 9월 서울 아파트값은 0.71% 하락해 마이너스 변동률로 돌아섰으며 대책 발표 전부터 하락세를 보였던 강남권 역시 9월 -1.98%로 낙폭이 커져 ‘8.31대책’은 성공적으로 안착하는 듯했다.



그러나 그 해 11월이 되자 서울 아파트가 1.04% 상승하는 등 다시 오름세로 반전했다. 대책발표 3개월 만에 ‘약발’이 다한 것이다. ‘8.31대책’ 이후 쌓여만 가던 매물은 재경부 차관의 재건축과 재개발 규제완화 발언과 ‘강남권 진입의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한 수요자들의 매수로 순식간에 반전했다. 이 당시 강남권 재건축시장 바로미터로 꼽히는 대치동 은마아파트 31평형의 경우 ‘8.31대책’ 직후 6억 8,000만 원까지 하락한 가격에서 불과 3개월 만에 7억 3,000만 원까지 매매가가 수직상승하기도 했다. 기나긴 불황을 대비했던 수요자와 투자자들마저 너무 빠른 회복세에 당황할 정도로 부동산 시장은 순식간에 불황의 그늘을 벗어난 것이다.



심혈을 기울여 내놓은 ‘8.31대책’에도 집값이 수그러들지 않자 정부는 이듬해 3월 부동산 시장에 또다시 칼을 들이댔다. 개발이익환수를 통한 재건축 아파트 옥죄기와 투기지역 6억 원 초과 아파트 대출 규제를 통한 고가아파트 집값 잡기를 노린 ‘3.30대책’이 그것이다. 그러나 ‘3.30대책’ 역시 발표 한 달 후 서울 아파트 상승률이 2.15%에 달해 건재를 과시했다. 같은 기간 강남권 아파트 역시 2.66%의 높은 상승률을 보여 ‘8.31대책’에 이은 또 하나의 실패작이라는 오명을 쓰기도 했다.



참여정부의 계속되는 부동산시장 안정대책에도 집값이 꺾일 기미를 보이지 않자 마침내 지난해 5월에는 정부에서 직접 나서 집값 거품을 경고하기에 이르렀다. 서울 강남, 서초, 송파, 양천구 목동과 분당, 평촌신도시, 경기도 용인시 등 집값이 급등했던 7개 지역을 ‘버블세븐’으로 지목한 것이다.



버블세븐 직격탄을 맞은 이들 지역은 6월 이후 오름폭이 현저히 줄어들었으며 마침내 7월에는 0.02% 하락해 마이너스 변동률로 진입했다. 5월 버블세븐지역 집값 상승률 4.54%와 비교하면 거품논란의 시장 파급효과를 확인할 수 있는 셈이다.



버블 논쟁과 여름 비수기 진입으로 매수세가 꺾이면서 잠잠하던 아파트값도 가을 이사철에 접어 들면서 다시 한 번 반등의 기회를 잡았다. 중소형 아파트 전세시장을 중심으로 나타나던 불안 양상은 파주와 은평의 고분양가 책정여파로 수도권 외곽까지 빠르게 번져나갔다. ‘이러다 매수 타이밍을 놓치는 게 아니냐’며 전전긍긍하던 매수자들이 한꺼번에 시장으로 몰려 나오며 매물 거두기와 호가 높이기, 거래가 상승까지 빠른 속도로 이어진 셈이다. 이에 그해 10월에는 강남권(3.37%)과 비강남권(3.06%)을 가리지 않고 집값 폭등장이 연출됐다. 11월 들어서도 강남권이 6.28%, 비강남권이 7.13% 상승하는 등 집값 오름세가 심상치 않자 정부는 또다시 ‘11.15대책’으로 응수했다.



공급 부족에 따른 수요자들의 불안을 잠재우기 위한 공급확대책과 분양가 인하, LTV와 DTI 등의 ？瓚떡讀？등을 담은 ‘11.15대책’은 승승장구하던 집값을 소강상태로 접어들게 하는데 성공했다. 여기에 대선을 앞둔 정치권에서 반값아파트와 분양가 상한제 등을 앞다퉈 쏟아내면서 ‘1.11대책’과 ‘1.31대책’까지 강도 높은 부동산 대책이 잇따랐다.



이에 따라 지난해 11월 6.81% 올라 고점을 찍었던 서울 아파트값은 ‘11.15대책’ 발표와 동시에 한 풀 꺾이기 시작했다. 여기에 분양가상한제와 청약가점제 조기 시행, 반값아파트 시범사업 실시, 담보대출 제한 등의 내용을 담은 ‘1.11대책’과 임대주택 공급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1.31대책’까지 힘을 보태면서 지난 4월에는 서울 집값이 0.14% 하락해, 8.31대책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 변동률을 기록했다. 세금과 주택담보대출에 부담을 느낀 집주인들의 급매물이 쌓여가는데다 매수세 실종이 장기화되면서 꺾일 것 같지 않던 아파트값에 제동이 걸린 셈이다.



이처럼 참여정부가 내놓은 10번의 대책 중 10.29대책과 8.31대책 등 세제와 금융, 청약제도 등 부동산 시장을 전방위로 압박하는 대책이 집값을 하락세로 이끄는데 성공했다. 잇따른 정부 대책으로 시장의 내성이 강해진데다 ‘부동산투자 불패론’으로 웬만한 대책에는 투자자들이 꿈쩍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LTV와 DTI 등 금융규제가 아파트값에 미친 영향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IMF 이후 지속된 저금리를 바탕으로 호황을 누린 부동산 시장이 정부의 돈줄 죄기로 입을 타격을 불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11.15대책부터 1.11대책과 1.31대책까지 숨가쁘게 달려온 2007년 부동산 시장도 약세국면이 지속될 공산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돈줄 죄기와 양도세•보유세 강화 등 참여정부 들어 발표된 각종 부동산 대책이 누적돼 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에서 단기간에 상승세로 전환하기는 힘들다는 의견에 무게가 실리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침체기마다 시장을 요동치게 했던 고분양가 책정도 분양가 상한제 시행으로 더 이상 약발을 발휘하지 못할 전망이다.



그러나 상승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있다. 올 하반기 대선을 앞두고 각 당에서 세제나 강남권 재건축 등에 대해 규제 완화를 시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경우 지난 ‘8.31대책’ 이후 그랬던 것처럼 아파트값이 순식간에 반등으로 돌아서는 것도 점쳐볼 수 있다. 또 가격 조정이 이뤄지면 매수에 나서겠다는 대기매수세가 풍부한 상황이라는 점도 아파트값 안정을 낙관할 수 없는 요인 중 하나다.





부동산뱅크 박영의 기자 momopc1@neo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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