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청약가점제 ‘그것이 알고 싶다’
[부동산뱅크 2007/04/12 - 조회:8,648]
오는 9월 청약가점제 시행을 앞두고 예비 청약자들의 손놀림이 분주하다. 하지만 29년 만에 청약제도가 대폭 손질됨에 따라 점수 계산 방법은 물론 내 점수로 갈 수 있는 분양단지까지 어디서부터 청약 전략을 짜야 할지 막막함부터 앞서는 게 사실이다. 이에 대한민국 부동산표준 부동산뱅크에서는 점수 산출 방법부터 점수별 유망 청약단지, 당첨확률을 높이는 숨은 비법까지 청약가점제에 대한 모든 것을 3회에 걸쳐 알아본다.
청약제도 '이렇게 달라진다'
9월부터 시행될 청약가점제는 아파트 분양 시 점수에 따라 공급자를 가리는 것을 핵심 내용으로 하고 있다. 동일 순위 내에서 추첨을 통해 당첨자를 선별하는 현행 제도에서 실수요자들의 내집마련 가능성을 넓혀주는 방향으로 제도의 큰 틀이 바뀌는 셈이다.
이미 가입기간과 저축총액 등에 따라 순차적으로 공급되는 청약저축은 가점제 적용에서 배제되며 민간에서 공급하는 전용면적 85㎡(25.7평) 이하 아파트와 85㎡ 초과 아파트에 청약할 수 있는 청약예부금 가입자만 가점제가 적용된다.
가점제 시행에 따른 점수 산정 방식은 의외로 간단하다. 무주택 기간과 부양 가족수, 가입기간 등 세가지 항목에서 각각 점수가 주어지며 이들 점수를 모두 합산하면 총점이 산출된다. 전체 32점 만점인 무주택 기간은 1년 미만일 경우 최하 2점에서 시작해 무주택 기간 1년마다 2점씩 가산된다. 가장 큰 배점을 차지하는 부양 가족수에서는 단독 세대주가 기본 점수 5점을 받게 되며 1명이 늘어날 때마다 5점씩 증가해 6명 이상일 경우에는 최고점인 35점을 받게 된다. 총 17점이 배점되는 청약통장 가입기간의 경우 6개월 미만은 1점, 6개월 이상~1년 미만은 2점이며 1년마다 1점씩 더해진다.
그러나 계산 과정에서 무주택이나 부양 가족수 산정 요건은 다소 까다로울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우선, 해당 단지의 입주자모집공고일 현재 세대원 전원(배우자의 직계존속 포함)이 집을 갖고 있지 않아야 무주택 요건을 만족시킬 수 있다. 무주택 기간은 세대분리를 했을 시 만 30세 이상부터 산정되며 만 30세 이전에 결혼했다면 혼인신고를 한 이후부터 계산된다. 부양가족은 배우자를 포함해 동일한 주민등록등본에 올라 있는 직계존비속(배우자의 직계존속 포함)이 해당한다. 단, 직계존속을 부양하는 경우에는 세대주로서 3년 이상 계속해서 부양해야 하며 자녀의 경우에도 미혼 상태여야 부양가족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가점제가 도입되더라도 기존 청약제가 완전히 없어지지는 않는다. 가점제 시행에 따른 기존 가입자들의 불이익을 막기 위해 일정 기간 동안은 가점제와 추첨제가 병행 시행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나온 청약제도 개편안에 따르면 청약예부금 가입자를 대상으로 하는 전용면적 85㎡(25.7평) 이하 주택에 대해서는 25%, 청약예금 가입자를 대상으로 하는 85㎡ 초과 분에 대해서는 50%가 추첨제 물량으로 배당될 전망이다.
그러나 청약제도 변경에 따라 유주택자들의 입지는 크게 좁아질 전망이다. 1주택 보유자는 가점제 공급 물량에서는 1순위 청약자격을 가질 수 없으며 전체 물량 중 중소형에서 25%, 중대형에서 50%가 공급되는 추첨제 공급분에 대해서만 1순위로 청약할 수 있다. 2주택 이상 다주택자라면 추첨제와 가점제 모두 1순위에서 제외되며 가점제로 공급되는 주택에 대해서만 2순위로 청약할 수 있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보유 주택 호수 별로 5점씩 감점돼, 최소 10점이 깎이게 된다. 3주택자라면 가점제를 통해 총점 35점을 확보했더라도 15점이 깎여 최종적으로 20점 밖에 받을 수 없게 되는 셈이다.
내 점수에 맞는 분양단지 어디?
점수 계산이 끝났다면 내 점수에 ‘딱’ 맞는 분양단지를 찾는 일만 남았다. 주택산업연구원의 시뮬레이션(전용면적 85㎡이하 주택) 결과에 따르면 총점 84점 중 50점 이상만 돼도 상위 7% 안에 드는 고득점자로 분류된다. 이는 무주택 기간이 10년 이상(22점)이고 배우자와 미혼자녀 2명 등 부양가족 3명(20점), 청약통장 가입기간이 6년 이상(8점)이라면 받을 수 있는 점수이다.
이처럼 고득점이 예상되는 경우라면 9월 청약가점제가 시행될 때까지 느긋하게 기다리는 게 최상의 전략이다. 여기에 분양가 상한제까지 적용된다면 저렴한 분양가에 내집을 마련하는 행운도 함께 누릴 수 있다. 올 하반기 분양 물량 중에는 은평뉴타운, 파주신도시 등이 높은 청약열기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내집 마련이 급하지 않다면 광교신도시와 송파신도시 등 향후 2~3년 내에 공급될 물량을 기다리는 인내심을 발휘 해볼 만하다.
5년 전 결혼한 이상민(남, 34세)씨는 무주택 기간 5년(12점)과 배우자와 자녀 1명, 장모님 등 부양 가족 수 3명(20점), 청약통장 가입기간 2년(4점)을 더해 모두 36점을 받을 전망이다. 이 정도 점수라면 상위 30% 이내에 위치해 수도권 인기지역을 제외한 분양단지에서 당첨 안정권에 들 전망이다.
신혼부부나 독립세대주 등은 이번 청약제도 개편으로 내집마련의 꿈이 저만치 달아나 버렸다. 결혼 1주년을 맞은 신혼부부라면 무주택기간에서 4점, 부양 가족수에서 10점으로 청약통장 가입기간을 더한다고 해도 총점 20점을 넘기기 힘들다. 점수 배점이 가장 높은 부양 가족수에서 최하점 5점을 받는 독립세대주 역시 당첨 가능성이 희박하기는 마찬가지다.
이처럼 청약 당첨에 큰 기대를 걸 수 없다면 기존 아파트 매입으로 눈길을 돌리는 게 내집마련에 한 발짝 다가서는 방법이다. 급등한 집값에 자금 마련이 여의치 않다면 알짜 미분양 아파트를 골라 실거주와 재테크를 동시에 만족시키는 것도 고려해 볼만하다.
부동산뱅크 박영의 기자 momopc1@neo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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