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올 서울 아파트 27.49% ↑
[부동산뱅크 2006/12/13 - 조회:11,286]
‘미친 집값’ 올 부동산 시장을 이해할 수 있는 키워드로 이 보다 적당한 게 있을까? 지난 해 대부분 전문가들은 전반적으로는 안정세를 유지하는 가운데 일부 호재가 있는 지역에 한해 상승장을 띨 것이라는 2006년 전망을 일제히 펼친 바 있다.
그러나 정작 뚜껑을 열자 결과는 전혀 딴판이었다. 수도권 전역이 집값 폭등으로 몸살을 앓아야만 했고, 지난 몇 년간 가격 변동 없던 그저 그런 단지에서조차 부녀회를 등에 업고 몸값이 대폭 오른 것이다. 전세 시장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였다. 부쩍 오른 집값에 집 사기를 포기하고 전세로 돌아선 세입자들의 행렬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그 어느 해보다 서민들의 한숨이 깊었던 2006년 부동산 시장을 대한민국 부동산표준 부동산뱅크가 6회에 걸쳐 정리한다.
강남권 30.76%, 비강남권 25.51% 상승
서울 전역 안 오른 데 없이 다 올라
부동산뱅크에 따르면 2006년 1월 첫 주 평당 635만 원이었던 전국 아파트 매매가는 12월 첫 주 현재 768만 원까지 오르며 21.20%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해 기록했던 전국 아파트값 상승률 9.47%보다 2배 이상 높은 수치로, 32평형 아파트를 산다고 가정할 때 연초 대비 4,000만 원 이상을 더 준비해야 하는 셈이다.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는 더 거세었다. 올 들어 단 한 차례도 마이너스 변동률을 기록하지 않은 채 수직 상승한 결과, 무려 27.49%나 오른 것이다. 특히 8.31대책 발표 이후 약세장을 펼쳤던 지난 연말과는 달리 이번 10월과 11월에는 각각 6.32%, 4.12%의 높은 월간 변동률을 보이기도 했다.
권역별로 보면 강남권은 서울보다 3%p 가량 높은 30.76%의 상승률을 나타냈다. 사실 집값 상승의 진원지로 꼽히던 강남권의 경우 정부의 지속적인 견제와 각종 규제로 인해 올 한 해 보합이 점쳐졌었다. 하지만 1월에만 2.07%의 상승률을 기록하며 보란 듯이 가격 상승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2월과 3월 역시 전 달의 월간 변동률을 뛰어 넘는 기록을 선보인다. 봄 이사철과 3월 판교 분양이 맞물리며 각각 2.90%와 5.35%씩 상승하는 기염을 토한 것. 이에 정부는 재건축 개발이익환수 및 DTI 적용에 따른 대출 규제 강화 등의 내용을 담은 3.30대책을 발표하기에 이른다. 하지만 이미 규제에 내성이 생긴 시장은 1/4분기의 상승세를 이어 받아 4월과 5월에도 각각 3.60%, 2.26%씩 뛰어 오른다.
승승장구하던 강남권 아파트 시장을 잠재운 것은 강력한 규제가 아닌 ‘거품’ 논란에 따른 위기감이었다. 지난 5월 15일 청와대는 강남권 3개 구(강남·서초·송파)를 포함한 ‘버블 세븐’ 지역을 지목했다. 해당 지역의 집값이 너무 올랐으니 더 이상 추격 매수를 하지 말 것을 공언한 것이다.
별도의 규제가 뒤따르지는 않았지만, 일본과 같이 부동산발 장기 불황으로 접어들 수 있다는 거품론은 급격히 시장을 냉각시켰다. 정부의 잇단 경고에 매수자들이 발길을 끊은 탓이다. 이에 6~8월까지는 각각 -0.07%, 0.17%, -0.16%의 마이너스 변동률로 돌아섰다. 하지만 가을 이사철과 8월 판교 분양이 맞물리며 9월 이후 반등에 성공한다. 10월에는 올 들어 최고 월간 변동률인 6.60%를 기록하기도 했다.
한편, 비강남권은 그 동안의 강남권에 가려져 있던 설움을 벗기라도 하듯 25.51%의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다. 2005년 한 해 5.59% 올랐던 것과 비교할 때 4배가 넘는 결과다. 평당 매매가를 살펴 보면 1월 초 953만 원이던 것에서 12월 초 현재 1,000만 원을 훌쩍 뛰어 넘어 1,196만 원에 형성돼 있다.
비강남권의 경우 1가구 2주택자의 매물이 집중되며 하락장이 연출될 것으로 전망됐었다. 하지만 실제 시장은 정반대의 양상을 띠었다. 현재 살고 있는 집을 팔아서는 다른 아파트로 옮길 수 없다는 비강남권 주민들의 불안감과 강북 재개발 사업에 따른 희망감이 한데 섞여 집값이 대폭 조정된 것이다.
덕분에 버블 논란으로 강남권 집값이 하락했던 6~8월에도 비강남권은 0.45%~0.67%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10월에는 이 지역 최고 월간 변동률 6.10%를, 11월에는 강남권의 2.86%를 뛰어 넘는 4.88%의 상승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렇듯 꾸준한 상승세는 올 초 주민들의 상실감에서 비롯한 인위적인 집값 조정에 비교적 값싼 비강남권으로 실 수요자와 투기세력까지 함께 몰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구별로는 양천구가 올 한 해 46.59% 올라 서울에서 가장 큰 폭의 상승률을 나타냈다. 버블 세븐으로 지목되기도 한 목동의 신시가지 단지를 중심으로 상승세가 이어졌는데, 강남권 규제에 따른 풍선효과와 강남 8학군과 맞먹는 목동 7학군 등에 힘 입은 바가 크다. 강서구는 올 초 대비 36.59%가 상승, 양천구의 뒤를 쫓았다. 지하철 9호선 개통(2008년 12월 예정)및 마곡지구 개발 호재가 있는 강서의 경우 양천구와 인접해 있는 입지도 작용했다.
지난 해 구별 상승률 1~3위를 휩쓸었던 송파구(26.72%), 서초구(28.75%), 강남구(34.27%)는 이번 년도 각각 9위, 7위, 3위로 밀려났다. 한편 은평뉴타운의 고분양가 책정으로 강북권 집값이 일제히 오른 가운데 정작 은평구는 9.67% 오르는데 그쳤다. 이 밖에 동대문구(9.80%), 서대문구(9.04%) 등에서 상승률 10%의 벽을 넘지 못했다.
신도시 34.14%, 경기도 29.24% 상승
3기 신도시·경기 뉴타운 개발 호재 가득
입주민들의 입김이 어느 해보다 셌던 신도시는 그 상승 열기도 뜨거웠다. 1월 평당 1,012만 원이었던 5대 신도시 아파트값이 12월 첫 주 현재 1,358만 원으로 34.14%나 오른 것이다. 비정상에 가까운 집값 광풍은 그 동안 분당에 비해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그 외 신도시에서 가격 상승이 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가장 큰 폭의 가격 조정을 이뤄낸 주인공으로는 산본신도시가 꼽힌다. 올 초 평당 649만 원으로 가장 낮은 평당가를 기록했던 이 곳은 12월 현재 50.78%나 올라 978만 원까지 평당 매매가를 끌어 올린 상태다. 이렇게 큰 폭의 상승률을 기록하는 과정에서 주민들의 단체행동이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같은 1기 신도시에 비해 저평가돼 있으므로 이제라도 제값을 받아야겠다며 주민들이 가격을 인위적으로 움직였기 때문이다. 실제 이런 움직임이 가장 활발했던 4월과 5월에는 각각 9.37%, 7.51%씩 오른 바 있다.
인위적인 가격 조정으로 몸살을 앓기는 중동신도시도 마찬가지였다. 지난 해 신도시 중 유일하게 하락세를 기록했던 중동신도시의 경우 올 4월까지 집값 변동이 없었다. 하지만 산본에서 시작된 제값 받기 운동이 중동까지 확산되면서 5월부터 상황이 급변한다. 5월 한 달에만 평당가격이 699만 원에서 745만 원으로 6.63%가 오른 것이다. 이러한 열기는 6월까지 이어지며 6.24%의 상승률을 보인 가운데 매 달 2.60%~5.45%의 꾸준한 상승이 이어지고 있다. 중동신도시 2006년 전체 상승률은 38.38%에 이른다.
이 외 지난 해부터 아름아름 집값 올리기를 시도했던 평촌신도시 또한 44.16%가 올랐다. 판교 개발에 분당 아파트값이 오르자, 외곽순환고속도로를 통해 10분이면 판교에 진입할 수 있는 평촌 또한 집값이 올라야 한다는 논리다. 킨텍스 개발, 경의선 개통 예정(2007년 성산-문산 구간) 등의 호재에 힘 입은 일산신도시는 41.12% 상승했다.
반면 작년 부동산 시장을 화려하게 장식했던 분당신도시는 24.58% 올라, 신도시 내 상승률 꼴찌를 차지했다. 특히 버블 논란으로 시끌벅적했던 6~9월까지 약세를 면치 못했으며 7월과 8월에는 마이너스 변동률을 나타내기도 했다.
5대 신도시를 제외한 경기도는 올 초까지 평당 매매가가 612만 원에 머물러 있었지만 12월 첫 주 현재 791만 원까지 치솟으며 29.24%의 변동률을 기록했다.
과천시는 전국에서 아파트값이 가장 많이 오른 지역으로 떠오르며, 60.04%의 상승률을 보였다. 뿐만 아니라 전국에서 가장 비싼 평당 매매가를 자랑하고 있는데, 1월 평당 2,455만 원이던 집값은 현재 3,929만 원에 형성돼 있다. 이는 과천주공 2단지 예비안전진단 통과를 기점으로 판교 낙첨자들의 과천행, 신도시 추가 발언, 재건축에 대한 기대감 등이 커지며 실수요자를 비롯해 투자자들이 대거 유입된 결과다.
의왕시(47.13%)는 재건축에 대한 기대감으로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며 2006년 상승률 2위 자리를 차지했다. 신도시 밖 아파트를 중심으로 가격 조정이 거셌던 군포시(41.09%)와 고양시(39.89%)는 3위와 4위에 랭크됐다. 신도시 개발 및 경기 뉴타운 후보지로 언급된 지역에서도 집값 움직임이 컸다. 하반기 급등한 광주시의 경우 39.72% 상승했고, 파주시(36.28%), 김포시(35.50%). 구리시(35.36%)에서도 경기도 전체보다 높은 변동률을 나타냈다.
반대로 서울 및 경기 중심지와 다소 거리가 있는 여주시(4.79%), 동두천시(4.45%), 오산시(3.95%), 이천시(3.72%), 안성시(3.08%), 포천시(1.51%), 연천군(0.00%), 가평군(-1.61%)에서는 정기예금 이자율을 밑도는 상승률을 보이기도 했다.
한편 대전(-0.67%)과 부산광역시(-0.38%)가 마이너스를 기록한 6대 광역시의 경우 광주시(3.51%), 대구시(1.35%) 또한 전국 상승률에 훨씬 못 미치는 결과를 보였다. 그나마 태화강변 고급 주상복합의 영향을 많이 받았던 울산(11.51%)과 검단신도시 선정으로 급등 양상을 띠었던 인천광역시(14.18%)가 자존심을 세웠다.
오른 집값에 전세로 발길 이어져
전세 품귀 현상, 전세가 고공행진
끝없이 오르는 집값은 전세 시장에도 영향을 미쳤다. 부쩍 오른 집값에 많은 수요자들이 내 집을 마련하기보다 전세로 들어가는 것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거품이 빠질 것이라는 기대심리, 쌍춘년 결혼 특수에 따른 신혼부부의 증가, 집 주인의 세금 전가 등의 요인이 복잡하게 얽히고설켜 작년의 전세값 폭등이 재현되기 이르렀다.
전국 전세값 변동률이 7.26%를 기록한 가운데 서울은 9.61%가 올랐다. 권역별로는 강남권이 8.58%, 비강남권은 그보다 높은 10.03%가 상승했다.
개별 구에서는 집값 상승에 탄력을 받은 강서구가 14.37% 오르며 가장 높은 변동률을 보였다. 이어 탄탄한 학군 수요가 뒷받침하고 있는 양천구에서 12.70% 상승했다. 특이한 점은 서울 전체 상승률보다 많이 오른 11개 구에 강남권 3개 구의 이름이 없다는 점이다. 지난 해 매매가뿐 아니라 전세가의 상승도 이끌었던 강남구(9.52%), 서초구(8.10%), 송파구(7.51%)의 경우 12위, 17위, 20위 등 중·하위권에 머물렀다.
신도시에서는 매매가 상승률에 이어 전세가 상승률도 최고를 기록한 산본신도시가 1월 평당 389만 원이었던 전세 가격이 12월 현재 484만 원을 상회하며 2006년 24.37%가 오른 상태다. 이와 함께 집값 조정이 컸던 중동신도시에서 전세값이 14.66% 뛰었다. 매매 시장에서는 강세를 보였던 평촌신도시와 일산신도시의 전세값은 각각 6.37%, 9.56% 상승에 그쳤다. 한편 집값 상승 꼴찌를 기록했던 분당신도시의 경우 전세 시장에서도 0.39%만이 올라 신도시(7.31%) 전체 상승률을 깎아 내리는 역할을 했다.
서울과 동등한 레이스를 펼친 경기도에서는 2006년 한 해 9.90%가 올랐다. 특히 서울과 가까우면서도 쾌적한 남양주시(22.35%), 구리시(19.35%), 김포시(19.25%) 등에서 전세값 상승이 두드러졌다. 하지만 지난 해 집값에 이어 전세값 돌풍에서도 한 가운데 서 있던 용인시(3.40%)와 성남시(4.63%)는 비교적 낮은 상승률에 머물렀다.
6대 광역시의 경우 매매 시장과 마찬가지로 전체적으로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대전과 부산의 경우 각각 0.26%, 0.20%가 올라 제자리걸음을 걸었고, 광주(3.85%)와 대구(2.80%) 또한 큰 폭의 상승률을 기록지는 않았다. 다만, 울산(10.67%)과 인천(9.19%)의 높은 상승률이 눈에 띈다.
[부동산뱅크 박선옥 기자 pso9820@neonet.co.kr]
< Copyright ⓒ 부동산뱅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