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수도권, 내집마련 서둘러야
[부동산뱅크 2006/10/13 - 조회:15,125]
하반기 집값 예측에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당초 2주택자 양도세 중과와 늘어나는 보유세 부담 탓에 하반기 본격적인 매물 출현과 집값 하락을 점쳤던 전문가들의 분석은 이미 빛이 바랜지 오래다.
가을 이사철에 접어들며 전세시장을 중심으로 나타나던 불안양상은 파주•은평 등지의 고분양가 책정 여파로 전국으로 번졌다. 이렇게 되자 올해 하반기와 내년 상반기를 집값 바닥권으로 보고 내집 마련을 노리던 매수자들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집값 하락설만 믿고 넋 놓고 있다가 매수 타이밍을 놓치는 것이 아닌지 불안하기만 한 것. 집주인들도 전전긍긍하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정부의 공언대로 본격적인 하락국면에 접어들기 전에 집을 내놔야 하는 것인지 상승론에 무게를 두고 좀 더 지켜봐야 하는 것인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민국 부동산 표준 부동산뱅크는 매수와 매도타이밍을 놓고 저울질하고 있는 수요자들을 위해 하반기 지역별 집값 전망을 3회에 걸쳐 싣는다.
집을 언제 사고 언제 파느냐는 매도자나 매수자 모두에게 가장 어려운 문제 중 하나다. 그러나 현재가 집값 하락국면인가 상승국면인가만 파악하면 문제는 의외로 간단하게 풀릴 수 있다. 이를 위해 주식시장에서 주가 예측에 가장 폭넓게 쓰이는 이동평균선 개념을 빌려와 하반기 집값을 전망해봤다.
이동평균선이란 일정 기간 동안 매매지수의 평균수치를 선으로 연결해놓은 것을 말한다. 이를 통해 단기 혹은 일회적인 변동을 최대한 줄이고 전체 집값의 흐름을 객관적으로 관찰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앞의 표에서 3개월, 6개월, 12개월 이동평균지수는 각각 해당월을 포함한 이전 3, 6, 12개월간 매매지수를 평균해서 산출한 것이다. 주식에 비해 반응성이 더딘 부동산 시장의 특성을 고려해 각각을 단기, 중기, 장기선으로 활용했다. 여기서 매매지수는 각 월의 평당 매매가를 10년 전인 지난 1996년 9월의 평당 매매가로 나눈 것을 말한다. 즉, 그래프상에서 2006년 9월의 전국 매매지수가 146.6으로 최고치를 기록하는데 이는 1996년 9월에 비해 아파트값이 1.46배가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동평균을 통해 집값을 분석할 때는 보통 위로부터 매매지수→단기→중기→장기이동평균선 순으로 위치하며 상승하면 강세장으로, 반대로 위에서부터 장기→중기→단기→매매지수로 배열된 상태에서 하락할 경우 약세장으로 본다. 이는 강세장의 경우 일시적으로 매매가가 하락한다고 해도 단기와 중장기적으로 형성돼 있던 집값에 지지를 받아 반등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같은 논리로 매매지수가 제일 아래에 위치했다면 일시적으로 집값이 상승을 시도한다고 해도 중장기 매매가에 저항을 받아 상승세가 꺾이게 된다.
또 매매지수와 단기 이동평균선이 장기이동평균선을 아래에서 위로 교차하는 시점이 가격 상승국면(골든크로스)을 의미한다. 즉, 최근의 집값이 상승세를 띠었다는 뜻이며 이러한 상승세가 지속된다는 것을 전제로 할 때 매수 타이밍에 도달했음을 말해주고 있는 것이다.
예컨대 지난 2005년 1월 바닥을 친 전국 집값은 한 달 새 단기이동평균지수를 아래에서 위로 교차하며 가격 상승국면에 진입했다. 실제로 당시 판교 고분양가 책정에 따른 기대감과 잠원동 한신5차 초고층 재건축 허용 등의 여파로 아파트값이 큰 폭으로 뛰어올랐다. 따라서 정확히 매입 시점을 짚고 이 당시 내집을 마련한 사람이라면 현재까지 평당 112만 원, 약 19%의 수익률을 올린 셈이다.
반대로 단기선이 장기선을 위에서 아래로 교차하는 시점을 가격하락국면(데드크로스) 즉, 매도신호로 본다. 2003년 발표된 ‘10.29대책’이 본격 시행에 들어가며 집값이 안정세를 보였던 2004년 5월 이후가 이 시점에 해당된다. 12개월 장기이동평균선까지 무너진 이 당시 전국 집값은 이듬해 1월까지 -2.86% 하락했다.
이 같은 개념을 통해 서울 및 6대 광역시의 매도•매수 타이밍을 점검한 결과 서울과 광주, 울산, 인천 등은 집값 상승 추세 속 강세장을 보이고 있는 반면 대구와 대전, 부산은 하락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8.31대책’ 발표 이후 단기 조정을 거친 서울지역 아파트값의 경우 그해 10월 매매지수가 3개월과 6개월 이동평균지수를 상향 돌파하는 등 본격적인 상승추세에 접어들었다. 2006년 9월 말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 이러한 상승세는 단기와 중기, 장기이동평균지수까지 상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많은 전문가들의 예상과 달리 가장 강력한 집값 강세국면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서둘러 매도에 나설 경우 자산가치 하락을 불러올 수 있는 셈이다.
광주와 울산, 인천 역시 매각 시점을 늦춰야 한다는 분석이다. 매매지수와 이동평균지수가 우상향하며 위에서부터 3개월과 6개월, 12개월 이동평균지수가 차례로 놓여 있으므로 강세장을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매수세 실종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대구와 대전, 부산 등지는 매매지수가 아래로 꺾이며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여기에 단기이동평균선이 중기이동평균선을 위에서 아래로 돌파하고 있어 집값이 본격적인 하락국면에 돌입했으며 매도를 서둘러야 한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 이들 지역 모두 장기이동평균지수 아래로 떨어지지 않았다는 데서 섣부른 판단은 금물이다. 그러나 장기간 상승세를 형성해오던 집값에 ‘빨간 불’이 켜진 셈이므로 집값 하락폭이 커지기 전에 매도에 나서는 것이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지름길이다.
부동산뱅크 박영의 기자 momopc1@neo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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