②강남구 아파트값 거품은 얼마?
[부동산뱅크 2006/05/27 - 조회:20,702]
대한민국 특급 주거지로 꼽히는 강남구. 부르는 게 값이 될 정도로 호가가 치솟은 이 지역 아파트 거품은 얼마나 될까. 현재 경기 국면에 해당하는 경기회복기 강남구 아파트 평균 평당가는 2,239만 원. 이 가격과 현재 강남구 아파트 평당가 3,055만 원을 비교하면 현재 강남구 아파트값 거품지수(pv/pa’’)는 1.36이 나온다. 서울 아파트값 거품지수 1.23을 뛰어넘는 수치로 정부의 ‘버블 세븐론’을 뒷받침하고 있는 셈이다.
경기 주기상 앞으로 다가올 호황기 거품도를 살펴보면 버블론의 실체는 더욱 명확해진다. 경기호황기 강남구 아파트 평균 평당가는 1,605만 원으로 호황기에 아파트 가격은 오히려 떨어지고 있다. 같은 방법으로 호황기 강남구 아파트값 거품지수(pv/pb)를 산정하면 같은 기간 서울시 거품지수(1.52)보다 0.38이 높은 1.90이 산출된다.
이 수치만을 갖고 본다면 정부발(發) ‘집값 거품론’을 두고 시장에서 갑론을박하고 있는 사이 아파트 가격이 곤두박질 칠까 두려워했던 강남구 아파트 소유자들은 하루빨리 집을 팔고 강남을 떠나야 한다. 바꾸어 말하면 지금이 고점인지 추가 상승 여력이 있는지 몰라 매수를 망설이고 있던 사람들은 앞으로 떨어질 아파트 가격을 팔짱을 끼고 기다리기만 하면 된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그러나 여기서 강남구의 특수한 상황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거품지수가 그 지역의 과거 집값과 현재 집값을 경기 주기에 맞춰 산정한 것이라고는 하나, 강남 아파트에 대한 희소성이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뛰어난 학군과 편익시설, 커뮤니티 등을 고려할 때도 가격이 더 떨어지기를 기다리는 매수자들에 의해 거래 공백기간이 길어질 수는 있어도 강남 진입을 원하는 수요가 줄어들 가능성은 희박하다.
또 강남구에 대거 분포하고 있는 재건축 아파트의 경우 노후도가 심해질수록 현재의 평형이 아닌 미래가치(재건축 후 늘어나는 평형)를 기준으로 평당가를 계산해야 한다는 문제점도 남는다. 일반적으로 아파트의 경우 완공 후 10~20년 정도는 가격이 정체되지만 20년을 넘기면 재건축에 대한 기대감으로 가격이 급등하는 양상을 보인다. 이러한 현상이 신규 공급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강남구 노후 아파트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다만 같은 강남구 아파트 중에서도 상대적으로 고평가돼 있는 아파트와 저평가돼 있는 아파트는 있기 마련이다. 이를 바꿔 얘기하면 정부의 기대와는 달리 강남구 아파트값이 고공행진을 거듭한다고 할 때 높은 수익성을 기대할 수 있는 아파트가 있는 반면 세금과 기회비용을 살펴봤을 때 이제라도 손을 터는 게 이익인 아파트도 있다. 여기서는 강남구 아파트 매도와 매수 타이밍을 놓고 저울질하고 있는 수요자들에게 과거의 집값 추이를 제시하고 미래를 가늠할 수 있는 척도가 되기를 기대한다.
강남구 동별 주요 아파트 31개 단지를 앞서 살펴본 방법으로 거품도를 구하고, 이 수치를 서울 전체 아파트 평형별 회복기 평균 거품도를 시장 평균치로 활용해 비교한 결과 청담동 삼익아파트 35평형이 가장 거품이 많이 낀 아파트로 조사됐다.
삼익아파트 35평형의 경우 과거 회복기와 비교해 현재 평당가가 1.70배 높다. (경기회복기 평당가 1,928.57만 원, 현재 평당가 3,285.71만 원) 서울시 30평형대의 거품도가 1.25 이므로 0.45 가량 거품이 끼어있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한강 조망권을 갖춘 중층 재건축 단지인 삼익아파트 35평형의 경우 지난 2004년 말부터 꾸준히 상승세를 타기 시작해 이달 들어 매매가가 1억 5,000만 원이나 오르는 등 최근 들어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기존 용적률이 211%인 이 단지는 용적률 230%를 적용해 재건축하면 조합원들이 지금과 똑같은 평형으로 들어가고, 추가로 짓는 38평형 43가구는 모두 임대아파트로 내놓아야 해 정작 재건축 추진은 건축심의 이전 단계에서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는 상태다.
이 평형의 과거 호황기 평당가와 현재 평당가를 비교한 거품도도 2.80으로 서울시 호황기 거품도 1.60과 비교해 무려 1.20이 높다. 앞으로 재건축이 차질 없이 진행된다고 해도 재건축 후 평형이 늘어나거나 일반분양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에서 앞으로 다가올 호황기에 추가상승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라고 볼 수 있다.
개포동 주공4단지 13평형의 경우 현재시세는 평당 5,192만 원. 과거 경기회복기의 평당가인 3,475만 원과 비교하면 1.49의 거품이 형성돼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를 다시 서울시 10평형대 거품도 1.12와 비교하면 0.37이 높다. 준공 후 23년째에 접어드는 이 아파트의 경우 재건축에 대한 기대감으로 지난 2000년도부터 급등세를 이어온 것이 아파트 거품도에 한 몫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 단지 역시 재건축에 대한 규제가 완화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데다 해마다 늘어나게 될 보유세를 감안해 수익성을 가늠해봐야 할 것이다.
반면 대치동 개포우성2차 45평형의 회복기 거품지수는 1.23으로 서울시 거품지수 1.31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과거 서울시 호황기 거품지수(1.69)와 비교해서도 이 평형의 거품지수(1.88)가 대치동 아파트 중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에 걸쳐 있다. 여기에 개포우성2차 45평형의 경우 강남 노른자위에 위치한데다 희소성이 높은 중대형 평형이라는 것을 고려한다면 앞으로 투자가치가 높은 아파트라는 결론이 나온다.
이밖에도 대치동 선경1차 48평형(1.24)과 삼성동 청구아파트 35평형(1.24)이 경기회복기 서울아파트 같은 평형대의 거품지수인 1.31, 1.25보다 낮아 상대적으로 거품이 없는 아파트로 분류됐다.
부동산뱅크 박영의 기자 momopc1@neo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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