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버블세븐, '많이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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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뱅크 2006/05/26 - 조회:24,882]

주택의 보유 및 양도세제 강화로 기능을 상실한 시장의 호가급등을 그냥 두고 보기만은 아찔해서였을까? 정부가 집값 ‘버블론’이라는 초강경 카드를 들고 나왔다. 한마디로 집값 거품이 심하니 시세 차익을 바라본 추격 매수를 하지 말라는 얘기다.

정부의 버블론을 떠받치고 있는 것은 아파트 가격 상승률 산정과 관련한 수치상 오류이다. 참여정부 출범 후 나타난 주택가격 상승률은 일부 민간 부동산정보제공업체의 매도호가 위주의 잘못된 통계가 원인으로 결코 집값이 많이 뛰지 않았다는 게 요지다. 바꾸어 말하면 최근 수년간 집값 급등은 통계 오류와 일부 지역의 집값 거품이 반영된 것으로 잇따른 부동산대책이 실효를 거두지 못한 게 아니라는 얘기다. 결국 이는 지금 주택을 구입하는 것은 폭탄을 안는 것이나 다름없다는 논리로 자연스레 이어진다. 그러나 이같은 정부 주장은 언론을 통해 밝혀졌듯이 통계 오류에 대한 명확한 ‘팩트’를 제시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는 데서 설득력을 잃고 있다.

또 정부가 계속 부동산정보제공업체 통계를 문제 삼겠다면 이에 앞서 민간보다 항상 높게 잡혀 있는 국민은행 아파트 시세에 대한 설명이 있어야 한다. 덧붙여 만일 버블이 있다면 그 규모와 지속기간 등도 명확히 알려야 한다. 그래야만 정부 버블론으로 집을 사야 할지 팔아야 할지 갈피를 못잡고 있는 시장 혼란을 잠재울 수 있다.

대한민국 부동산표준 부동산뱅크는 국내 유일의 지난 19년 시세 데이터를 기초로 ‘버블 세븐’을 비롯한 서울 구별 아파트값의 실제 거품도를 측정해 보았다.이를 위해 경기 순환설에 따른 호황-후퇴-불황-회복으로 이어지는 경기 국면별 평균 가격을 먼저 산정했고, 여기에 최근 개별 아파트 시세를 가치화 했다.

이 기사는 아파트값이 ‘높다’ ‘낮다’의 추상적인 개념이 아닌 이 아파트의 적정가격은 얼마라고 단정하는데 특징이 있다. 정부 집값 버블론에 가슴이 덜컹 내려앉은 매도 대기자들과 내집마련 시기를 저울질하는 수요자들에게 시장을 명확히 판단할 수 있는 지침서가 되길 바란다.[편집자주]

부동산 시장은 경제의 흐름에 따라 움직인다. 환율, 경제성장률, 통화증가율, 물가상승률 등 각종 경기 현황을 보여주는 지표의 흐름을 부동산 시장 움직임과 비교해 보면 아파트 값이 경기 변동에 따라 끊임없이 선행, 또는 후행하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실제로 1988년부터 현재까지 경제성장률, 물가상승률 등과 전국 평당가 추이를 살펴보면 아파트 값은 불황기-회복기-호황기-후퇴기 등이 반복되는 경기 변동시점과 6개월~1년 가량 시차를 두고 순환곡선의 모양을 뒤따르고 있다. 이 같은 경기와 아파트 값의 상관관계를 분석하면 부동산 시장의 흐름을 예견해 볼 수 있을 뿐 아니라 현재 아파트 가격 거품도까지 측정해 볼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대표적인 경기지표인 경기종합지수를 이용해야 한다. 통계청에서 제공하는 경기종합지수(Composite Index:CI)는 경제 각 부문의 지표 중 경기를 잘 반영하는 주요지표를 선정해 이들의 움직임을 종합한 지수다. 이 지수는 전체 경기의 변화방향, 속도, 국면, 전환점을 판단 및 예측하기 위한 것으로 생산, 소비, 고용, 금융, 무역, 투자 등 총체적인 경제활동의 변동을 측정할 수 있다. 특히 지수에서 추세치를 제거한 지수의 순환변동치를 이용하면 불황기-회복기-호황기-후퇴기 등 각 경기의 국면이나 전환점을 쉽게 살펴볼 수 있다.

각 국면에 해당되는 아파트의 가치를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서는 가치 측정 분석 도구를 빌려 와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주식의 주가상승률(PER)을 이용하도록 한다. 주가상승률(PER)은 현재의 1주 당 주가가 작년 해당 회사가 올린 1주당 순이익의 몇 배나 되는지를 비율로 나타낸 수치다. 1주 당 현재 주가를 1주의 연간 순이익으로 나눠 산출하면 수익성 대비 주식가격을 측정할 수 있다. 주가수익성이 크면 클수록 이익에 비해 주가가 높게 형성돼 있어 실제 가치보다 고평가 돼 있다는 것을 뜻한다. 이를 부동산 시장에 접목시키면 단위 기간에 따른 아파트 값이 상대적으로 얼마나 고평가 또는 저평가 돼 있는지를 알아볼 수 있다.

이를 경기 국면별 아파트 시장의 투자 가치 측정에 이용하기 위해서는 경기종합지수에 따른 국 면별 시기를 체크해야 한다. 1999년부터 2006년 현재까지의 경기 흐름을 살펴본 결과 7년 간 3번의 주기가 연속적으로 이어졌음을 발견할 수 있다. 여기에 각 국면마다 형성됐던 아파트 값을 대입하면 경기 국면에 따른 아파트 값 평균을 산출할 수 있다. 즉, 회복기에 해당하는 2001년 10월~2002년 3월, 2003년 9월~2003년 11월, 2005년 6월~2006년 현재 등 기간 동안의 아파트 값을 모두 평균하면 지난 7년 간 회복기 때 형성됐던 아파트 값의 평균이 나오는 것이다. 이렇게 산출된 평균가격으로 현재 평당가를 나눠 시장 평균치와 비교하면 현 경기국면에 부합한 아파트 가격 가치를 측정할 수 있다.

현재 경기 국면에 해당하는 경기회복기 서울 아파트 평균 평당가는 1,114만 원 가량. 이 평균 값으로 현 서울 평당가 1.367만 원을 나누면 서울 아파트 평균 값 거품지수는 1.22가 나온다. 같은 방식으로 계산하면 경기 지역 평균 거품도는 1.18, 신도시는 1.31이 산출된다.

이를 각 지역의 시장 평균치로 활용해 최근 버블세븐으로 지목된 지역의 거품도를 비교했다.

그 결과 해당 7개 지역의 거품도는 시장평균치를 훌쩍 뛰어 넘는 것으로 나타나 가격이 평가돼 있는 것으로 검증됐다.

특히 현재 아파트 값에 가장 거품이 많이 끼어 있는 지역은 양천구 목동으로 경기회복기 대비 현재가격의 가치가 1.56배 가량 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어 신도시 평촌(1.39), 분당(1.37)도 경기 평균치를 큰 차이로 따돌리고 있으며 강남(1.36), 서초(1.31), 송파(1.29), 용인(1.28) 역시 거품이 끼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양천구, 용산구의 경우 각각 1.47, 1.31을 나타내 버블세븐 중 하나인 송파구보다 오히려 높은 거품도를 형성했다.

반면 강북구(1.08), 중랑구(1.09), 서대문구(1.12) 동대문구(1.10), 종로구(1.16), 은평구(1.12), 관악구(1.12), 구로구(1.14), 금천구(1.10), 노원구(1.08), 도봉구(1.10), 마포구(1.17), 성북구(1.11) 등은 서울 평균(1.22)보다 낮은 수치를 기록해 거품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평형 별로는 평촌 40평형대(1.63), 50평형대 이상 (1.61), 목동 20평형대(1.60), 평촌 30평형대(1.54), 목동 30평형대(1.53), 목동 50평형대 이상 (1.53) 등의 순으로 실제 가치보다 평가 절상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이 수도권 일대 아파트 시장에 거품이 넓게 형성돼 있는 가운데 경기 주기를 이용한 현명한 투자방법으로 적절한 투자처와 시기를 따지는 것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경기회복기와 앞으로 있을 호황기 사이에 아파트 평균 값의 움직임을 잘 들여다보면 지역, 평형에 따라 투자시기를 잡아볼 수 있다. 단, 앞서 말했듯이 부동산 시장의 흐름은 경기 순환 움직임과 정확히 일치하지는 않는다. 즉, 호황기에 아파트 값이 꼭지점을 찍는 것이 아니라 6개월~1년 가량이 지나 경기후퇴기 국면에 접어들어야 아파트 가격이 최고점에 올라선다는 얘기다. 경기가 6년의 주기를 거쳐 순환했던 1980년대 후반~1990년 대 중반까지는 이 같은 패턴이 뚜렷이 보인다. 하지만 경기순환주기가 급격히 짧아진 2000년 대 들어서는 부동산 값과 경기 움직임에 엇박자가 형성되면서 경기후퇴기가 아닌 회복기에 아파트 가격이 정점에 달하는 등 과거와는 다른 양상을 띠고 있다. 그러나 이 역시 국면별 평균값을 자세히 비교해보면 적절한 매도, 매입시기를 쉽게 잡아낼 수 있다.

예를 들어 현재 가장 거품이 많이 낀 것으로 드러난 평촌 40평형의 경우 경기 회복기 평균평당가는 1,105만 원이다. 현재 시세는 1,632만 원에 형성돼 있어 이미 1.63의 높은 거품이 형성돼 있다. 현재 고평가 돼 있는 만큼 지금 팔면 이익을 보는 셈이다. 그러나 호황기까지 아파트 값이 계속 오를 것이라 생각하고 매도시기를 늦춘다면 낭패를 볼 수 있다. 이 평형의 호황기 국면 아파트 평균 평당가는 734만 원 선으로 경기가 살아나고 있어도 오히려 아파트 값은 회복기 평균보다 낮은 값을 형성하고 있다. 따라서 평촌 40평형의 경우 호황기에 접어들기 전에 서둘러 파는 것이 유리하다고 볼 수 있다.

강북구 50평형대 이상의 경우 경기회복기 평균가가 537만 원이나 현재 실제 평당가의 경우 540만 원으로 해당 경기국면보다 가치 평가가 높게 돼 있다. 국면 평균평당가와 비교해 지금 팔아도 손해보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해당 국면 평균보다 현재 가격이 높다고 해서 무턱대고 팔면 추가 차익을 놓칠 수도 있다. 강북구 호황기의 평균 평당가는 542만 원으로 앞으로 오를 가능성이 더 크다. 따라서 매도 시기를 늦 추는 편이 좋다.

전반적으로 수도권 내 아파트의 국면별 평균 평당가를 분석해 보면 경기회복기보다 호황기에 아파트 값이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매도시기는 앞당기고 매수타이밍은 중장기적으로 잡아야 투자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강서구 10평형 미만, 강북구 50평형대 이상과 같이 경기회복기보다 호황기에 아파트 값이 추가 상승할 확률이 높은 평형은 되도록 빨리 사고 늦게 파는 편이 낫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