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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전농•답십리 뉴타운

[부동산뱅크 2006/04/12 - 조회:9,998]

‘도시재정비 촉진을 위한 특별법’ 시행령과 시행규칙이 입법예고됨에 따라 강북 재개발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지난 2002년 시범뉴타운을 시작으로 2차, 3차 뉴타운이 줄줄이 지정된 이후에도 주민들간의 이견, 자치단체의 재정 부족, 사업성 부족 등으로 지지부진했던 강북 뉴타운 사업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부동산 표준 부동산뱅크는 특별법 제정에 따른 강북 뉴타운 시장의 표정을 4회에 걸쳐 전한다.



용도변경 등 파격 인센티브

강북 스카이라인 주도할 듯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강남 집값을 잡고, 계획적으로 만들어진 강남과 기반시설 부족, 열악한 주거환경에 시달리는 비강남간의 격차 해소를 위해 8.31 대책을 전후로 여야 할 것 없이 관련법 제정에 팔을 걷어 부쳤다. 이렇게 해서 탄생한 것이 ‘도시재정비 촉진을 위한 특별법’이다. 지난 3일 시행령과 시행규칙이 입법 예고되면서 제 모습을 완성한 법은 오는 7월부터 시행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 법에 따르면 주거지형의 경우 15만 평 이상, 중심지형의 경우 6만 평 이상의 경우 ‘재정비촉진지구’로 지정돼, 각종 건축규제를 대폭 완화해준다. 우선 용도변경이 허용됨에 따라 전용주거지역을 일반주거지역, 일반주거지역을 준주거지역으로 바꿀 수 있게 된다. 또 지자체의 조례에 상관없이 국토계획법상의 상한까지 용적률을 완화해줄 수 있게 돼, 2종 일반주거지역의 경우 최고 250%까지 용적률을 받고 평균 층수 15층인 층수제한도 해제된다. 여기에 전용면적 25.7평 이하 소형주택 건설 의무비율이 재개발의 경우 60%(기존 80%), 주거환경 개선사업의 경우 80%(기존 90%)로 낮아지게 되며 서로 떨어진 두 지역을 하나의 지구로 묶는 개발권양도제(TDR Transferable Development Rights)도 선보일 계획이다.



그러나 강남 집값 안정과 강남북간 불균형 해소라는 대의명분을 갖고 탄생했지만 참여정부의 강력한 투기 억제 의지를 빗겨나지는 못했다. 재정비 촉진지구로 지정되면 6평 이상의 토지거래는 모두 허가를 받도록 했으며, 늘어나는 용적률의 75%는 임대주택 건설이 의무화된다. 현행 법에 따르면 재개발 사업구역 내에서는 총 건설 가구수의 17%를 임대주택으로 짓도록 하고 있다.



전농•답십리, 교육뉴타운 부푼 꿈

‘6평이상 토지거래허가’에 발목 잡혀



정부의 강북 개발을 위한 파격적인 ‘당근’ 제시에도 불구하고 시장 반응은 차갑기만 하다. 청계천과 연계되는 쾌적한 주거여건을 갖춘 것은 물론 균형발전촉진지구 지정, 민자역사 개발 등으로 들썩이고 있는 청량리와 인접한 전농•답십리뉴타운. 동대문구 전농1, 4동과 답십리 1, 3, 5동 27만 3,450평에 걸쳐있는 이 곳은 2012년까지 1만 3,900가구, 3만 4,900명이 거주하는 주거지로 탈바꿈할 전망이다.







이 곳의 핵심 전략은 교육 뉴타운 조성에 있다. 동대문구에서 유일하게 교육기반시설이 충분히 갖춰져 있을 뿐 아니라 일대 시립대, 경희대, 서울외대, 한양대 등의 교육환경을 충분히 살리겠다는 복안인 셈이다. 여기에 ‘재정비촉진지구’로 지정되면 이 일대 개발 바람에 날개를 달아주는 셈이지만 정작 일대 중개업소들은 실제 매물 거래는 끊긴 지 오래라고 입을 모은다.



전농•답십리뉴타운 내 위치한 재개발 구역은 전체 5개. 이중 사업 추진이 가장 빠른 답십리12구역은 이미 조합설립인가를 받고 한신공영을 시공사로 선정, 연내 일반분양을 앞두고 있다. 답십리16구역(답십리동 178번지 일대)과 전농7구역(전농동 440-9번지)은 지난해 7월 서울시에서 전략사업구역으로 선정한 데 이어 지난 2월 16일 나란히 정비구역으로 지정되면서 사업추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종일반주거지역(평균층수 15층)인 두 곳은 각각 2,624가구, 2,468가구의 대단지 아파트로 거듭날 전망이다. 전농8구역(전농4동 204번지 일대)과 답십리18구역(답십리1동 98번지 일대)은 지난해 추진위 승인을 받은 상태다.



이중 지하철 5호선 답십리역과 도보로 5~10분 가량 떨어져 있는데다 사업지에서 길을 건너지 않고 초등학교 통학이 가능해 가장 인기가 좋다는 답십리16구역. 그러나 인근 I공인 관계자는 “1가구 2주택자 양도세 중과세 방침이 나온 이후에는 투자자들이 모두 손을 털고 나가버렸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지난 2월 구역지정을 전후로 20평 대 지분의 경우 평당 1,200만 원 선에 거래된 것을 꼭지점으로 최근에는 투 자자들의 발길을 찾을 수 없는 상황이다.



‘재정비촉진지구’ 지정에 대한 물음에는 한 마디로 ‘촉진지구로 지정되면 폭탄에 맞는 것’이라는 반응이다. 실거주 목적이 아니면 사실상 뉴타운 지분 매입이 어려워지는 6평 이상 토지거래 허가제가 문제라는 소리다. 인근 W공인 관계자는 “특별법이 시행되는 7월 전까지는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살아날 줄 알았다”며 “그러나 뉴타운의 경우 유주택자들이 소액 투자처로 생각하고 접근하는 경우가 많은 만큼, 돈이 꽁꽁 묶이게 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섣불리 접근하는 매수자가 없다”고 말했다.







이러한 상황은 청량리 균형발전촉진지구의 배후주거지로 주목 받았던 전농7구역 역시 마찬가지다. 인근 S공인 관계자는 “특별법 제정으로 언론이 떠들썩하자 주민들이 평당 1,200~1,300만 원까지 호가를 올린 상태”라며 “그러나 정비구역으로 지정되고 삼성물산을 시공사로 선정했는데도 평당 1,000만 원 이하의 싼 매물을 찾는 사람만 간간히 있을 뿐”이라고 전했다.



이처럼 8.31 대책 이후 얼어붙은 매수세에 ‘재정비촉진지구’로 지정 가능성까지 덮쳐 투자자들의 발길이 뚝 끊기자 그 불똥은 애꿎은 원주민들에게 튀고 있다. 재개발 추진으로 입주권이 주어진다고 해도 추가분담금을 지불할 능력이 없는 주민들조차 지분을 팔지 못해 불안해 하고 있는 것이다. 답십리에 거주한다는 한 주민은 “집을 내놔도 거래도 안 되고 싼 가격에 내놓자니 강북 곳곳이 뉴타운으로 지정돼 이 돈으로 갈만한 곳도 없다”며 한숨을 쉬었다.



‘재정비촉진지구’ 지정에 따라 늘어나는 용적률의 75%를 임대아파트로 건설해야 한다는 방안에 대해서도 불만의 목소리가 높았다. 전농동에서 만난 L모씨(42세, 자영업자)는 “인근 재개발 아파트에 임대아파트가 함께 들어선 후에도 주민간 갈등이 심했다”며 “아무리 용적률을 높여주고 규제를 풀어준다고 해도 임대아파트 건설이 늘어난다는 이유로 사업 자체를 반대하는 주민들도 많다”고 말했다. 그는 또 “강남 못지 않은 곳으로 강북을 개발해주겠다는데 반대할 이유가 있겠느냐”며 “그러나 정작 원주민들은 투기 억제에 지분은 팔지도 못하고, 비싼 추가부담금 때문에 근사한 아파트를 지어놓는다고 해도 들어가 살지도 못할 실정”이라고 덧붙였다.







부동산뱅크 박영의 기자 momopc1@neo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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