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뱅크 2009/07/17 - 조회:6,038]
2009년 상반기 아파트시장은 인기지역과 비인기지역간의 지역별, 아파트별 온도차가 뚜렷하게 나타난 시기로 일축할 수 있다. 서울에서는 올 초, 고점 대비 30~40% 이상 집값이 하락한 강남4구 재건축 아파트들로 투자자들의 발길이 분주했고, 지난해 금융위기 이후 줄 곳 내리막길을 걸었던 강북권은 동북권 르네상스 발표 이후 마침내 반등에 성공하는 모습을 나타냈다. 경기도 역시 일부 지역에서 거래 움직임이 활발했는데, 서울 재건축 상승세가 확산된 과천시를 비롯한 분당, 용인 등 경기 버블세븐지역이 그 주인공이었다.
하지만 이들 지역을 제외하고는 지난해 하반기 금융위기의 여파가 가시지 않는 모습이다. 청라지구 분양열기가 지속된 인천은 분양시장의 열기가 기존 아파트시장으로 이어지지 못해 여전히 급매물이 쌓여만 가고 있으며, 버블세븐지역을 제외한 경기도 지역은 싼 매물 위주의 거래만 간간이 이어질 뿐 거래회복 조짐은 눈에 띄지 않고 있다. 마찬가지로 지방은 지금까지 쌓여 온 미분양 아파트를 비롯한 공급과잉에 경기침체까지 맞물리면서 부산, 광주, 전라북도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여전히 침체기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고 있다.
전국
전국 아파트값, 상반기 1.,07% 상승
서울 집값, 2.81% 올라 '최고'
부동산뱅크에 따르면 상반기 전국 아파트값은 1.07%(3.3㎡당 827만→836만 원)가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2008년 1~6월) 3.68%(3.3㎡당 816만→846만 원)가 상승한 것 보다는 2.61%p 낮은 수치지만 작년 하반기 불어 닥친 세계적인 금융위기로 6개월 간(2008년 10월~2009년 3월) -2.57%가 떨어진 것을 감안했을 때는 가까스로 반등에 성공한 모습이다.
지역별로는 서울이 2.81%(3.3㎡당 1,679만→1,726만 원)로 가장 많이 올랐고, 경기도는 0.14%(3.3㎡당 932만→934만 원), 신도시는 0.63%(3.3㎡당 1,278만→1,286만 원)를 기록했다. 반면, 인천은 -0.34%(3.3㎡당 771만→768만 원)가 뒷걸음질쳤다. 송도지구 및 청라지구의 분양열기가 지속되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일반 아파트시장은 거래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분위기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지역을 제외한 지방은 6개월 동안 0.48%(3.3㎡당 415만→417만 원)가 오르는데 그쳤다. 그동안 미분양 물량이 적체되고, 공급량이 많았던 탓에 기존 아파트로 갈아타는 수요가 많지 않은 탓이다. 하지만, 이러한 가운데에서도 광주광역시가 2.00%, 부산광역시가 1,58%로 크게 올랐고, 전라북도(0.84%), 강원도(0.62%), 충청북도(0.37%), 대구광역시(0.35%) 등도 소폭 오름세를 띠었다. 반면, 전라남도(-0.81%)를 비롯한 울산광역시(-0.60%), 인천광역시(-0.34%), 대전광역시(-0.21%) 등은 거래부진을 면치 못했다.
서울
송파구 상반기 7.38% 상승, 서울 집값 견인
강남4구 재건축, 12.37%로 '고공행진'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지역은 1.39%(3.3㎡당 1,181만→1,197만 원)가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비록 지난해 같은 기간 4.11%(3.3㎡당 1,176만→1,224만 원)가 상승한 것보다는 2.72%p 줄어든 수치이지만 지난해 10월 이후 좀처럼 불황의 탈출구를 찾지 못할 것으로 생각됐던 아파트값이 소폭 오름세로 전환됐다는 데 의미를 둘 수 있다.
상반기 2.81%의 오름폭을 나타낸 서울 구별로는 송파구가 7.35%(3.3㎡당 2,280만→2,448만 원)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고, 그 뒤를 양천구(7.08%, 3.3㎡당 1,744만→1,868만 원)가 바짝 쫓았다. 이어 강동구(6.92%, 3.3㎡당 1,801만→1,929만 원), 서초구(5.58%, 3.3㎡당 2,453만→2,590만 원), 강남구(5.05%, 3.3㎡당 3,154만→3,313만 원), 은평구(5.05%, 3.3㎡당 3,154만→3,313만 원)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이들 지역 중 강남4구가 상승률 상위권에 일제히 랭크 된 것은 재건축 아파트들의 인기가 한 몫 했다. 지난해 상반기 때만 하더라도 이들 지역은 재건축 규제완화가 불투명했던 데다 대부분 6억 원 초가 고가주택에 해당돼 대출규제 등으로 매수세가 줄어드는 등 집값 약세장을 연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여기에 하반기 때에는 미국발 금융위기까지 겹치면서 바닥 없는 추락을 거듭하기 일쑤였다.
하지만, 위기가 곧 기회라고 하지 않았던가. 그동안 여러 가지 규제에 묶여 투자 1순위로 꼽히는 이들 지역으로 투자를 선뜻 나서지 못했던 투자자들은 계속해서 약세를 보인 이들 지역으로 고점 대비 30~40% 이상 저렴한 급매물들이 속출하자 싼 매물 중심으로 아파트를 매입하기 시작했다.
여기에 지난 1월에는 서울시에서 한강변 재건축 단지를 초고층 아파트로 건축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서초구, 송파구 일대 한강변 단지들의 오름세가 거셌고, 4월에는 지난해 언급된 각종 재건축 규제완화 방안들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또 한번 집값이 반등하는 양상을 띠었다.
실제, 서울 재건축 아파트값의 경우 올 초 대비 11.52%(3.3㎡당 2,889만→3,222만 원)가 올랐는데 그 중 강남4구 재건축만 살펴봤을 때 무려 12.37%(3.3㎡당 3,126만→3,513만 원)가 상승한 것을 볼 수 있다.
구별로는 송파구가 18.63%(3.3㎡당 2,877만→3,412만 원)로 오름폭이 가장 컸고, 강동구 14.15%(3.3㎡당 2,457만→2,805만 원), 강남구 10.18%(3.3㎡당 4,145만→4,567만 원), 서초구 9.51%(3.3㎡당 2,771만→3,035) 등의 순으로 이었다.
가장 많이 오른 송파구에서는 대표적 재건축 아파트인 잠실동 주공5단지를 비롯한 가락동 가락시영, 신천동 장미아파트의 오름세가 돋보였다. 가락시영1차 42㎡(13평형)가 올 초 4억 1,500만 원에서 5억 4,250만 원으로 6개월 간 1억 2,750만 원이 올랐고, 한강변 초고층 개발 호재로 상승세에 가속도를 붙인 신천동 장미2차 152㎡(46평형)는 상반기 2억 원이 올라 12억 2,000만 원으로 상반기를 마무리했다.
정부 발표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했던 잠실동 주공5단지는 112㎡(34평형)가 10억 6,500만 원에서 12억 6,000만 원으로, 119㎡(36평형)가 12억 6,500만 원에서 14억 7,000만 원으로 상향 조정됐다. 이들 단지는 지난 1월, 서울시에서 한강변 재건축 단지에 대한 초고층 건축 허가 방침을 발표한 이후 수요자들의 관심이 쏠리면서 한 주 만에 면적별로 4,000만 원 정도씩 가격이 오른 바 있다. 하지만 단기간 집값이 오르자 최근 들어서는 강보합으로 가격이 유지된 상황이다.
마찬가지로 강동구에서는 둔촌동 주공1단지 59㎡(5억 2,000만→6억 8,000만 원), 상일동 고덕주공3단지 46㎡(3억 8,500만→4억 9,500만 원), 명일동 삼익그린2차 148㎡(8억 5,000만→10억 7,500만 원) 등이 집값 상승세에 일조했고, 강남구에서는 개포동 시영 42㎡(5억 7,000만→6억 9,250만 원)를 비롯한 주공3단지 36㎡(5억 5,000만→6억 6,500만 원), 주공4단지 49㎡(9억 500만→10억 7,500만 원) 등이 오름세를 주도했다.
경기,인천
과천 3.3㎡당가 3,000만 원 돌파
경기 북부, 침체 벗어나지 못해
경기도는 상반기 0.14%(3.3㎡당 932만→934만 원)가 오르는데 그쳤다.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여전히 불황을 빠져 나오지 못하는 분위기.
이러한 가운데 단연 돋보이는 곳은 과천시였다. 강남 재건축 불어온 집값 상승세가 별양동, 원문동 일대 재건축 단지로까지 이어지면서 상반기 무려 18.31%(3.3㎡당 2,693만→3,186만 원)가 치솟았다.
별양동 주공6단지 52㎡(16평형)가 4억 8,000만 원에서 6억 7,500만 원으로, 원문동 주공2단지 26㎡(8평형)가 3억 2,500만 원에서 4억 4,000만 원으로, 별양동 주공6단지 82㎡(25평형)가 7억 9,000만 원에서 9억 1,500만 원으로 조정됐다.
이어 화성시(5.31%, 3.3㎡당 748만→788만 원), 양평군(4.03%, 3.3㎡당 608만→633만 원), 용인시가 (1.88%, 3.3㎡당 1,018만→1,038만 원), 의왕시(1.45%, 3.3㎡당 935만→949만 원)가 올랐다.
반면, 지난해 상반기 중소형 아파트 위주로 상승세가 거셌던 동두천시(-4.88%, 3.3㎡당 522만→497만 원), 광명시(-4.02%, 3.3㎡당 1,132만→1,087만 원), 양주시(-2.71%, 3.3㎡당 626만→609만 원), 의정부시(-2.11%, 858만→840만 원) 등은 지난해 급격히 오른 집값 부담으로 수요자들이 선뜻 매입에 나서지 못하는 분위기다. 같은 지역에서 집값 낙폭이 큰 단지 위주로 갈아타는 수요는 조금씩 살아나고 있지만 매수세 자체가 부족해 집값이 회복하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한편, 아직까지 불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인천은 올 초 3.3㎡당 771만 원했던 아파트값이 6월 마지막 주 768만 원을 기록, -0.34% 뒷걸음질쳤다. 서울, 경기 주요 지역을 중심으로 상반기 급매물이 해소, 집값이 회복세를 띠는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송도 국제업무지구가 위치한 연수구 집값이 상반기 1.29%(3.3㎡당 846만→857만 원)로 단독 질주를 한 가운데 남구(0.78%, 3.3㎡당 684만→689만 원), 중구(0.46%, 3.3㎡당 801만→805만 원)가 소폭 오름세를 띠었다.
지난해 상반기 서울에서 불어온 중소형 아파트값 상승세로 오름폭이 컸던 서구(-1.40%, 3.3㎡당 750만→739만 원), 남동구(-1.01%, 3.3㎡당 778만→770만 원), 계양구(-0.87%, 3.3㎡당 724만→717만 원), 부평구(-0.69%, 3.3㎡당 825만→820만 원) 등은 거래부진으로 하락세를 이었다. 작년, 오름폭이 컸던 만큼 웬만한 가격에는 수요자들이 거래에 나서지 않고 있다.
부동산뱅크 김근옥 애널리스트 kko@neone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