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학군수능특수 ‘이젠 옛말’
[부동산뱅크 2005/12/06 - 조회:12,855]
온 나라를 뜨겁게 달구었던 2006학년도 수능도 막을 내렸다. 당초 지난해와 유사한 문제 수준을 유지했다는 교육당국의 발표와는 달리 1교시 언어영역을 제외하고는 시험이 다소 까다로웠다는 분석이 잇따르자 수험생들의 얼굴에는 당황의 빛이 역력하다. 이에 강남 8학군이 또다시 학군 특수에 따른 집값 상승을 꾀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과거 수능 시험이 전년도에 비해 어렵게 출제되면 8학군 아파트 가격도 어김없이 상승했다. 특히 역대 수능 중 가장 어려웠다는 2002학년도 수능(2001년 11월 시행) 후 8학군 집값은 10월 평당가 571만 원에서 이듬해 1월 609만 원으로 3개월간 6.5% 수직 상승했다. 사교육과 높은 교육수준을 노린 학부모들의 강남 매수행렬이 8학군 집값 상승으로 이어진 것이다.
하지만 2003학년도 수능 이후 이와 같은 움직임은 잦아드는 양상을 보인다. 이는 참여정부 들어 굵직굵직한 부동산 대책만도 7차례나 발표되는 등 강남 아파트 가격을 움직이는 변수들이 다양해졌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수능시험 보다는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한 강남 집값 상승과 그에 따른 정부의 대책이 이들 지역 집값의 희비를 엇갈리게 한 것이다.
올해 역시 수능이 다소 어렵게 출제되기는 했지만 시험 난이도에 따른 8학군 집값 변동은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우선 8.31 대책 입법과정을 지켜보며 정중동의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강남 부동산 시장이 수능만으로 반전하기에는 무리라는 전망이다.
여기에 강남•북 간 크게 벌어진 집값도 수능의 영향력을 약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1995년만해도 50.36%에 불과하던 비강남권과(478만 원) 8학군(718만 원) 간 집값 격차는 2005년 10월 현재 127.82%까지 벌어졌다. 이미 높아진 강남 집값으로 일반 매수자들의 8학군 진입은 사실상 불가능해진 것이다.
그러나 유명 학원이나 8학군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전세가에는 다소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실제 이전 수능에서도 시험이 치러진 11월이 전통적인 비수기였음에도 불구하고 8학군 전세가는 서울시보다 하락폭이 적거나 오히려 상승세로 돌아섰었다는 사실이 이를 뒷받침한다.
개포동 인근 개포주공점 채은희 대표는 “학군 수요로 인해 전세가는 소폭 오르겠지만 강남 집값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들이 다양해진만큼 수능으로 인한 매매가 상승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치동에 위치한 소망공인 대표도 “대치동 등 강남 8학군의 경우 학군 프리미엄이 워낙 강력해 수능시험 변수를 전혀 무시할 수 없지만 8.31대책 입법 과정이 남아있어 이전처럼 큰 영향력을 발휘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동산뱅크 박영의 기자 momopc1@neo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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